[단독] 삼성SDI, 유럽서 '각형 배터리 핵심 소재' 알루미늄 대규모 공급처 확보

2025.01.15 16:39:24

삼성SDI 배터리캔 협력사, 獨 업체와 알루미늄 공급 계약 체결
계약 주체·조건 비공개…신흥에스이씨·상신이디피 '유력'

[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SDI가 독일 알루미늄 공급업체 '스페이라(Speira)'를 통해 각형 배터리 핵심 소재인 알루미늄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했다. 스페이라는 삼성SDI의 협력사에 배터리캔용 알루미늄을 납품, 삼성SDI는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각형 배터리 시장에서의 왕좌를 공고히한다. 

 

15일 스페이라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삼성SDI 배터리캔 공급 업체와 각형 배터리캔용 알루미늄 스트립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과 규모 등 구체적인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다. 

 

스페이라와 계약을 체결한 주체인 삼성SDI 협력사도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삼성SDI 배터리캔 공급 업체로 알려진 신흥에스이씨와 상신이디피가 유력한 것으로 관측된다. 

 

신흥에스이씨와 상신이디피는 삼성SDI에 중대형 각형 배터리캔과 캡어셈블리를 납품한다. 양사 대부분의 매출이 삼성SDI로부터 발생한다. 이들 기업은 삼성SDI와 해외에도 동반 진출하고 있다. 

 

신흥에스이씨는 삼성SDI와 스텔란티스 간 미국 배터리 합작사 '스타플러스에너지' 공장에 배터리캔을 납품하기 위해 인디애나주 포트웨인 인근에 미국 공장을 건설했다. 상신이디피도 스타플러스에너지 공장이 위치한 코코모 지역 인근에 생산 시설을 지었다. 지난달 가동에 돌입한 스타플러스에너지 공장 양산 시점에 맞춰 양사 공장도 생산을 개시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계약 업체는 최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그레벤브로이히와 노이스에 위치한 스페이라의 생산시설을 둘러본 뒤 최종 계약을 확정했다. 그레벤브로이히에는 스페이라의 단독 알루미늄 생산 공장이, 노이스에는 스페이라와 노르웨이 알루미늄 제조업체 ‘노르스크 하이드로’의 합작 공장의 알루미늄 압연 공장이 위치해 있다.   

 

스페이라로부터 조달한 알루미늄 스트립은 배터리캔으로 가공된 후 삼성SDI에 납품돼 전기차용 배터리셀과 결합된다. 배터리캔은 배터리셀의 외부 케이스다. 배터리셀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내부 화학 물질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알루미늄은 내구성이 강하고 가볍고 열전도성이 좋아 배터리캔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2018년 헝가리 괴드 공장에 라인을 깔고 배터리캔 자체 생산을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품질 관리와 가격 측면 등에서 효율성이 낮다고 판단, 2023년 독자 생산을 중단하고 협력사와 다시 손을 잡았다. 

 

삼성SDI는 국내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각형 배터리를 상용 생산하는 배터리 제조사로, 관련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도 각형 배터리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고 관련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각형 배터리는 직육면체 형태 알루미늄 캔에 양극재와 음극재를 담은 배터리다. 전기차용 배터리 중 가장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삼성SDI는 알루미늄을 외장재로 사용해 외부 충격과 열에 강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 

 

1995년 설립된 스페이라는 알루미늄 재활용 및 롤링(압연) 기술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다. 전기차 배터리는 물론 다양한 산업 분야에 알루미늄 제품을 공급한다. 또 알루미늄 합금의 탄소배출을 줄이는 등 지속가능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알렉산더 도르셀 스페이라 신규 사업 책임자는 "우리는 파트너와의 강력한 장기적 관계를 바탕으로 배터리 및 전기 모빌리티 시장에서 우리의 입지를 강화하는 이 계약에 서명하게 돼 자랑스럽다"며 "파트너의 고품질 표준과 공급망 안정성에 대한 요구 사항은 우리에게 영광이자 긍정적인 도전"이라고 밝혔다. 

정예린 기자 yljung@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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