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형수 기자] CJ제일제당 자회사인 네덜란드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전문기업 바타비아 바이오사이언스(Batavia Bioscience·이하 바타비아)가 영국 에딘버러대학교(Universities of Edinburgh)와 손잡고 심장질환 유전자 치료 솔루션 개발에 착수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21년 2677억원을 투자해 바타비아 지분 약 76%를 인수한 바 있다.
20일 에딘버러대학교에 따르면 바타비아는 옥스포드 대학교(University of Oxford)·킹스칼리지 런던(King’s College London)·영국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미국 제약업체 에스크바이오(AskBio) 등과 협력해 심장질환 유전자 치료법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바타비아는 에딘버러대학교, 옥스포드 대학교, 킹스칼리지 런던 등이 공동 운영하는 고급 심장질환 우수 연구센터(Centre of Research Excellence in Advanced Cardiac Therapies·이하 센터)를 거점으로 삼아 심장 질환 유전자 치료 솔루션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센터는 영국 의학연구위원회(Medical Research Council)·영국심장재단(British Heart Foundation)으로부터 향후 14년간 최대 500만파운드 규모(약 90억원)의 지원을 받을 예정이다.
바타비아가 포함된 해당 연구팀은 심장마비 이후 손실된 심장 근육을 재생하고, 심장 혈액 공급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유전자 치료법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심장바미는 심장질환 마지막 단계에서 나타나는 심부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심부전이 발생하면 환자 예후가 좋지 않고 사망률이 높아 효과적 치료법 개발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어류, 인간 영유아 등에서 관찰되는 심장 근육 세포 증식 자극·신규 혈관 성장 촉진·흉터 예방 메커니즘을 식별해 심장 마비로 손상을 입은 심장에서 해당 매커니즘을 다시 활성화시키는 방안을 찾겠다는 것. 유전 물질 DNA·RNA 등을 심장 세포에 직접 전달해 세포의 특정 기능을 켜고 끄거나, 단백질을 합성하는 방식을 활용할 예정이다.
글로벌 R&D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치료제·백신 개발 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바타비아의 행보로 풀이된다. 바타비아는 지난 2023년 3월 국제에이즈백신이니셔티브(IAVI)와 손잡고 필로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들어갔다. 필로바이러스과에 속하는 마버그바이러스(MARV)와 수단에볼라바이러스(SUDV) 등 전염성과 치사율이 높은 바이러스를 겨냥한 유전자 재조합 백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본보 2023년 3월 23일 참고 CJ제일제당 바타비아, 필로바이러스 백신 개발 박차…IAVI와 협업>
에딘버러대학교는 "센터는 손상된 인간 심장 세포 재생 과정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최초의 치료법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나설 수 있을 정도로 기술 발전이 이뤄진 상황이며, 개발 성공 시 심장 질환 치료에 혁신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