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형수·윤진웅 기자] 롯데호텔이 미국에서 토요타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Lexus)와 손잡고 고품격 셔틀 서비스에 나선다. 차별화된 소비자 경험을 제공하며 고객 만족도를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북미 시장에 힘을 주는 현대차 입장에서 다소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K호텔·K모빌리티 연합 전선' 구축을 통한 콜라보 마케팅 기회 조차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 시애틀은 렉서스와 체결한 파트너십 계약을 토대로 렉서스 차량을 활용한 셔틀 서비스를 시작했다. 연말까지 해당 서비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다만 해당 계약의 구체적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롯데호텔 시애틀 투숙자들을 대상으로 호텔에서 반경 3마일(약 4.8km) 이내 목적지까지 렉서스 차량을 통한 무료 이동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면 △렉서스 LX 600 △LC 500 컨버터블 △렉서스 RX 500h AWD 등을 타고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시애틀 센터, T-모바일 파크, 루멘 필드 등 시애틀 명소를 방문할 수 있다.
렉서스 브랜드 고급차량을 직접 운전하며 시애틀 일대를 돌아볼 수 있는 시승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스노퀄미 폭포(Snoqualmie Falls), 베인브릿지 아일랜드(Bainbridge Island) 등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다양한 드라이빙 코스를 마련했다.
고급 브랜드와의 협력을 토대로 고품격 서비스를 선보이며 '시애틀 대표 럭셔리 호텔'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한 롯데호텔 시애틀의 행보로 풀이된다. 롯데호텔 시애틀은 2023년 스위스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 벨폰테인(Bellefontaine)과 손잡고 스파 서비스를 론칭한 바 있다. 벨폰테인은 모로코 왕실과 미국 헐리우드 배우들이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유명세를 탄 브랜드다.
롯데호텔 시애틀은 "롯데호텔 시애틀에 투숙하면 렉서스 차량을 이용한 시애틀 관광을 경험할 수 있다"면서 "시애틀 주요 명소, 인근 지역을 돌아보며 렉서스 차량을 시승해볼 수도 있다"고 전했다.
롯데호텔 시애틀이 파트너사로 렉서스를 선정한 것과 관련해 현대차 안팎에서는 서운하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렉서스가 북미 시장 주요 경쟁자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Genesis)를 내세워 북미 시장에서 렉서스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제네시스와 협력했다면 롯데호텔과 현대차 모두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 '윈윈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는 것.
현대차의 지난해 미국 제네시스 판매량은 7만5003대로 전년 대비 8.4% 늘어났다. 지난해 34만5669대의 차량을 팔며 미국 고급차 시장 1위를 차지한 렉서스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