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LG전자의 차량용 헤드램프 자회사인 ZKW가 오스트리아에 이어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감원을 단행한다. 전체 직원의 약 10%에 해당하는 300명을 연말까지 감축한다. 불확실한 글로벌 경제 상황과 전기차 시장 침체에 따라 선제적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행보다.
20일 ZKW 노동조합(Odbory KOVO ZKW)에 따르면 ZKW는 지난달 말 현지 노동당국에 연말까지 크루쇼브체 공장 직원의 약 10%를 감축한다고 공지했다. 현재 슬로바키아 공장에는 3300명이 근무하고 있다. ZKW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 300명을 감원할 예정이다. 대부분 임시직원의 계약 미연장과 이직 등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인력 감축을 도모한다.
ZKW는 이번 조치로 경영 쇄신을 꾀하며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응한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전장 사업은 지난해 저조한 실적을 냈다. LG전자의 VS사업본부는 작년 4분기 2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 전환됐다. LG전자 연결 종속사에 포함된 'ZKW Group GmbH'은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24억9100만원의 손실을 냈다.
올해도 대외 불확실성은 지속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식에서 전기차 의무화 정책을 폐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유럽은 보조금 감소로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이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올해도 탄소 배출 규제 정책과 함께 보조금 부활이 전기차 시장 반등의 변수로 꼽히고 있다.
한편, ZKW는 LG전자가 2018년 약 1조4000억원을 들여 사들인 오스트리아 차량용 프리미엄 헤드램프 기업이다. LG에 인수된 후 멕시코 실리오 공장 확장과 슬로바키아 신공장 건설을 추진하며 사업을 확장했다. BMW와 아우디, 포르쉐 등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들에 제품을 납품하며, 인수 후 3년 만에 수주잔고 10조원을 넘겼다. 2022년 경영진 교체 이후 이듬해 글로벌 생산체제 개편의 일환으로 오스트리아 공장에서 약 600명을 감원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