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진유진 기자] 베트남이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본격 추진하면서 우리 기업의 수주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쩐 탄 만 베트남 국회 의장은 최근 닌투언 원자력 발전소 사업과 관련한 특별 정책을 규정하는 결의안에 서명했다. 이번 결의안에는 △닌투언 1·2 원전 건설 △투자 조정·승인 절차 간소화 △파트너와의 조약 협상 △입찰 절차 간소화 등이 포함됐다.
베트남은 닌투언 지역에 총 4기의 원전을 건설할 계획으로, 총 발전 용량은 최대 4.8GW, 사업비는 220억 달러(약 31조원)에 달한다. 러시아와 일본이 우선협상권을 갖고 있으나,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는 "전통적인 파트너 외에도 다른 선택지를 고려할 수 있다"며 협력국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국도 수주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지난 25일 서울에서 응우옌 홍 디엔 베트남 산업무역부 장관과 만나 양국 간 원전 협력을 논의했다. 안 장관은 "베트남의 원전 정책 수립과 인력 양성, 최신 원전 기술 도입에 한국이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베트남은 닌투언 외에도 중부 지역을 중심으로 추가 원전 건설을 검토 중이다. 과거 한국전력공사(한전)가 용역을 맡았던 사업으로, 한국이 우선협상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러시아 국영 원자력 회사인 '로사톰'의 기득권을 뛰어넘는 것이 과제다. 러시아는 원전 종주국으로, 5~7년 내 원전 1기를 완공할 수 있는 건설 능력을 갖추고 있다. 앞서 한전은 튀르키예 아쿠유 원전 수주에서 로사톰에 밀려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베트남은 현재 원전이 전무한 국가다. 10여 년 전 원전 건설을 추진했지만 재정 부족으로 사업이 중단됐다. 그러나 최근 빠른 경제 성장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과 탄소중립 목표 달성 필요성이 커지면서 다시 원전 건설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