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경' 해저광물 시장 꿈틀…캐나다 기업 심해채굴 신청

2025.03.20 13:06:52

캐나다 TMC, 규제 미정 상태서 국제해저기구에 채굴 신청
환경 우려 vs 핵심 광물 확보…각국 이해관계 충돌

 

[더구루=진유진 기자] 캐나다 해저광물 탐사기업 TMC(The Metals Company)가 오는 6월 유엔(UN) 산하 국제해저기구(ISA)에 심해 채굴 신청서를 제출하기로 결정했다. 

 

심해에는 망간, 리튬, 니켈, 코발트, 구리, 희토류 등 40여 종의 금속이 포함된 다금속 단괴(망간 단괴)가 대량 매장돼 있다. 해저광물 매장량의 경제적 가치는 최대 16조 달러(약 2경3300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TMC는 최근 "ISA의 규제 제정 여부와 관계없이 6월에 심해 채굴 신청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ISA는 환경 보호 규정이 없는 상태에서 채굴 계약을 검토해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국제 해저 지역에서 상업적 채굴은 유엔 협약에 따라 금지돼 있으며, ISA의 공식 승인 없이는 어떠한 기업도 채굴을 시작할 수 없다.

 

ISA는 지난 2016년부터 심해 채굴이 해양 환경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규제안을 마련하려 했으나, 회원국 간 의견 대립으로 결론을 못 내렸다.

 

중국과 인도, 가나, 자메이카, 아르헨티나, 태평양 섬나라 등 개발도상국들은 상업적 심해 채굴을 찬성하며 조속한 규정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반면  영국, 프랑스, 독일, 스웨덴, 캐나다, 브라질 등 선진국은 해양 생태계 보호를 이유로 심해 채굴을 유예하거나 중단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논의가 길어지자 일부 국가들이 ISA에 "2년 안에 관련 규정을 마련해달라"고 나섰다. ISA는 오는 7월까지 채굴 규정 초안을 마련해야 하지만, 2000개에 달하는 세부 조항이 여전히 합의되지 않은 상태다. 만약 기한 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기업들이 법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심해 채굴을 둘러싼 논란은 정치적 문제로도 번지고 있다. 최근 ISA 사무총장이 브라질 출신 해양학자로 교체되면서 규제 논의에 변화가 예상된다. 미국은 ISA 회원국이 아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광물 확보 기조에 따라 심해 채굴을 지지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제라드 배런 TMC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업계의 큰 돌파구는 트럼프 행정부"라며 "올해는 심해 채굴 산업의 향방이 결정되는 해가 될 것이고, 미국의 강경한 태도가 규정 마련을 앞당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TMC는 지난 2011년 ISA로부터 첫 탐사 라이선스를 획득한 이후, 나우루·통가·키리바시 정부의 후원을 받은 지역에 대한 심해 탐사 계약을 체결했다. 사전 조사 결과, TMC가 확보한 지역에서만 1억4000만 대의 전기차 배터리를 제조할 수 있는 금속이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진유진 기자 newjins@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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