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인도공장, '동네북' 전락…현지 정치세력 난입해 '계약 강요 소동'

2025.07.31 10:53:19

TDP 정치 세력, 기아 인도공장 난입…“하청 계약 내놔”
기아 인도 공장서 소란…정치적 압박에 운영 차질 우려

 

[더구루=김은비 기자] 기아 인도공장이 정치 세력의 ‘동네북’ 신세로 전락했다. 지역 정치세력이 공장 내로 무차별 난입, 각종 계약을 요구하며 소동을 벌인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외국계 기업 자율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인도 매체 데칸 클로니컬 등에 따르면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 소재 페누콘다 지역에 위치한 기아 공장에서 텔루구 데삼당(TDP) 지역 정치인이 난입해 계약 수주를 강요하는 소동이 발생했다. 이들은 보안 인력을 밀치고 공장 내부로 진입한 뒤 일부 구역을 훼손하며 "모든 하청 계약을 자신들의 네트워크에 넘기라"고 압박했다.

 

TDP는 안드라프라데시를 기반으로 한 보수 성향의 지역 야당으로, 안드라프라데시와 텔랑가나 주 일대에서 꾸준한 지지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기아 인도 공장이 위치한 페누콘다 지역은 TDP의 오랜 강세 지역구로 알려져 있다.

 

이번 소동에는 산지바레디가리 사비타(Sanjeevareddygari Savitha) 장관의 추종 세력도 대거 가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비타 장관은 2024년 안드라프라데시 주의회 선거에서 페누콘다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된 현직 주정부 인사다.

 

기아 공장 내 난입 사태가 발생하자 현지 경찰이 출동해 시위대와 업체 간 중재에 나섰다. 경찰은 소란을 일으킨 지역 정당 관계자들과 기아 공장 측 협의를 주선했으며, 대표자 10명을 대상으로 후속 논의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민원성 요구를 넘어 외국계 기업 경영권 침해 수준으로 번질 수 있는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가 현지 정치권력에 의해 공장 운영에 직접적인 위협을 받는 전례가 반복될 경우, 외국인 투자 위축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차는 인도 정부의 제조업 육성 전략(Make in India)의 대표 사례로 꼽혔지만, 잦은 정치 개입과 사회적 갈등으로 인해 안정적 생산이 위협받고 있다”며 “해당 사건은 단순 계약 문제가 아닌 외국기업의 신뢰도와 직결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기아 인도공장은 약 2000에이커 부지에 연간 30만대 생산 규모를 갖춘 대형 제조시설로, 인도 남부 주요 산업 거점 중 하나다. 특히 기아차의 첫 글로벌 전략 SUV ‘셀토스’가 처음 생산된 공장이기도 하다.

김은비 기자 ann_eunbi@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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