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탄소중립 속도조절]<중>…현대차·기아·르노 ‘발끈’ 등 엇갈린 행보

2025.09.09 09:30:01

기아 EV4·EV5, 현대차 아이오닉 3 등…유럽 전기차 확대
현대차·기아 “탄소중립 후퇴는 수조원대 손실 직결”

 

[더구루=김은비 기자] 유럽연합(EU) 2035년 탄소 중립 연기 논의에 현대차·기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이미 수년간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유럽 현지에 전기차 생산 체계를 구축하 차세대 모델 출시를 준비해온 만큼 탄소 중립 후퇴는 곧바로 경영 불확실성과 직결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마르크 헤드리히 기아 유럽법인장은 최근 “우리는 2035년 100% 준수를 위한 준비가 돼 있다"며 "지금 와서 계획을 멈추면 수조원대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전기차 물량 공세를 앞두고 있고, 이를 멈추는 것은 투자자·소비자 모두를 배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기아는 유럽 친환경차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는 내년부터 아이오닉 3를 튀르키에 이즈미트 공장에서 유럽 전용으로 생산하는 등 아이오닉 시리즈를 유럽 시장에 적극 투입하고 있다.

 

기아도 EV9과 EV3에 이어 최근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에서 EV4 양산을 시작했으며, 연내 EV5 출시와 내년 EV2 투입을 예고했다.

 

르노와 볼보, 재규어랜드로버 등 완성차 브랜드도 현대차·기아와 비슷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전기차 전환 속도를 늦출 경우 이미 집행된 투자금 회수에 차질이 생기고 시장 혼란이 가중된다는 것.

 

이들 완성차 브랜드의 공통점은 올해 기준 탄소 감축 목표치에 근접하고 있다는 데 있다. 유럽 환경 분야 NGO T&E (Transport & Environment)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2025년 완성차 브랜드별 CO2 감축 목표치를 무난하게 달성할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목표치까지 CO2 배출량을 각각 7g과 4g만 줄이면 되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이미 목표치를 초과 달성한 볼보를 제외하면 기아가 가장 앞서고 있으며, 현대차는 기아와 스텔란티스에 이어 세 번째로 빠른 상태이다.

 

반면 메르세데스-벤츠와 폭스바겐, 포드 등은 목표치 달성이 위태롭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목표치까지 탄소배출량을 18g, 폭스바겐은 22g 줄여야 한다. 포드의 경우에는 23g으로 갈 길이 가장 먼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브랜드별 CO2 감축 목표는 2025년 전체 판매에 대한 평균 CO2 값으로 설계됐다. 친환경차 판매량이 높아질수록 CO2 배출량이 하락하는 셈이다. 특히 순수 전기차(BEV) 판매량에 따라 그 수치는 더욱 줄어든다. T&E는 목표를 달성을 위해선 브랜드별 평균 EV 판매량이 2023년 15%에서 2025년 20%에 도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오는 12일(현지시간) 열리는 EU 집행위원회 논의가 유럽 자동차 산업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환경단체와 일부 정부는 2035년 목표 유지 입장을 고수하는 반면, 일부 완성차 브랜드는 유연성을 요구하며 치열하게 맞서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현대차·기아는 이미 대규모 투자와 현지 생산체계를 기반으로 2035년 100% 전기차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며 “정책 연기는 오히려 ‘역차별’로 작용할 수 있어 EU 집행위의 최종 결론에 업계 이목이 쏠린다”고 말했다.

김은비 기자 ann_eunbi@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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