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露 당국에 코코아 수입 관세 면제 연장 요구…가격 안정화 차원

2025.10.01 13:36:04

원재료 급등…초콜릿·과자 가격인상 우려
수익성 방어 넘어 시장 안정성 확보 전략

[더구루=진유진 기자] 오리온이 러시아 정부에 코코아 원료 수입 관세 면제 연장을 촉수하고 나섰다. 코코아 원자재 가격이 역대급으로 치솟은 상황에서 내년 관세 부활까지 겹칠 경우 소비자 물가 불안이 가중될 것이라는 위기감 때문이다. 글로벌 코코아 가격이 폭등하면서 초코파이 등 주력 제품 원가 압박이 심화한 가운데, 가격 급등에 따른 소비자 부담과 시장 불안정을 최소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오리온 러시아 법인은 1일 현지 주요 제과업체들과 함께 러시아 정부에 무지방 코코아 페이스트·코코아 버터·지방 등에 대한 관세 제로(zero) 적용 기간을 연장해 달라는 요청서를 제출했다.

 

해당 조치는 지난 2016년부터 시행돼 올해 말 종료 예정으로, 연장이 불발될 경우 관세율은 3~5%로 인상된다. 카카오 가격이 지난해 대비 75% 치솟은 상황에서 관세까지 부과될 경우, 초콜릿 원가가 2~4% 추가로 상승해 제품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전망이다.

 

원가 압박은 이미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오리온은 지난달 러시아에서 판매하는 초코파이와 초코송이(현지명 초코보이) 등 9개 품목 도매 가격을 최대 7% 인상했다. 원재료와 물류비 부담을 반영한 불가피한 결정이었지만, 추가 관세까지 적용될 경우 가격 압박은 한층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이번 요청은 단순 비용 절감 차원을 넘어 러시아 내 제품 경쟁력 유지와 시장 안정성 확보를 동시에 노린 전략적 행보로 평가된다.

 

실제로 글로벌 원재료 시장은 전방위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 관련 제품 가격은 1년 새 두 배 가까이 뛰었고 △식물성 지방(18~22%) △밀가루(11%) △탈지분유(27%) △당밀(45%) 등도 일제히 오름세다. 서아프리카 코코아 콩 부족과 유제품 수요 확대 여파로 대체 원료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제과업계는 생산라인 축소나 제품 단종을 검토할 정도로 전략 재편을 강요받는 상황이다.

 

러시아 현지에서는 글로벌 원재료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관세 면제와 같은 지원책 없이는 기업들이 추가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 결국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거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러시아 정부의 결정이 오리온은 물론 현지 제과업계 전반의 가격 전략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진유진 기자 newjins@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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