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한화가 미국 무인·자율운행 선박 개발 스타트업 '해벅AI(HAVOC AI)'와 손잡고 자율운항 기술을 함정에 접목한다. 무인 전투함의 새 시대를 열며 미국 방산 시장에서 수주 경쟁력을 강화한다.
29일 해벅AI에 따르면 한화와 자율주행 함정 사업을 위한 파트너십을 맺었다. 한화가 건조하는 함정에 해벅의 자율주행 기술을 결합해 미국 시장을 공략한다.
해벅AI는 소셜미디어 '링크드인'을 통해 "한화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기술적으로 앞선 조선소"라며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해벅은 미 국방부와 동맹 고객의 수요를 충족하며 대규모로 안정적인 생산 확대가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미군이 사용 중인 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함으로써 한화의 함정은 미군의 자율함대 전략을 강화하며 지속적인 임무 수행 능력을 제공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2024년 설립된 해벅AI는 저렴하고 신속한 생산이 가능한 무인수상정(USV) 기술을 보유했다.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수천 대 함정을 통합해 제어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도 개발했다. 미 국방부에 30여 척의 USV를 납품했으며 록히드 마틴을 비롯해 글로벌 방산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현지 육군의 혁신 기술 경진대회인 엑스테크 프로그램(xTech Program)에도 출전한 바 있다.
한화는 록히드 마틴, B캐피털, UP 파트너스 등과 함께 해벅AI의 8500만 달러(약 1200억원) 상당 자금 조달 라운드에 참여해 USV 개발을 지원했다. 지난 27일 경북 경주에서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의 부대 행사로 열린 '한화 퓨처 테크 포럼: 방산'에도 초청해 파트너십을 다졌다. 폴 엘윈 해벅AI CEO는 'AI와 전장의 미래: 산업 회복력과 국방 혁신의 재구상'을 주제로 한 패널 토의에 참석해 USV 기술 비전을 발표했다.
이어 28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 방문해 한화의 함정건조 및 해양시스템 역량을 확인했다. 하와이 앞 바다에 대기 중인 해벅AI의 USV를 한국 거제에서 원격 통제하는 기술 시연을 성공적으로 선보였다. USV 렘페이지(Rampage·약 4.5m) 4척과 카이코아(Kaikoa·약 12.6m)를 활용해 시연을 진행하고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해벅AI와 협력해 미래 무인 함정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미국 방산 시장을 정조준한다. 함정 정비·유지·보수(MRO) 사업 3건을 수주하며 미 해군과 파트너십을 쌓고 있다. MRO를 기반으로 함정 수주에 나선다는 계획으로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도 선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