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일 기자] KT의 웹툰 플랫폼 케이툰이 오픈한 지 12년 만에 서비스를 종료한다. 웹툰 시장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케이툰이 카카오와 네이버 등에 맞설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것이 서비스 종료의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툰은 오는 12월 31일 부로 서비스를 종료한다. 케이툰은 공지를 통해 "2013년 올레마켓웹툰으로 시작해 12년 동안 함께 성장해왔으나, 사업환경 등의 변화로 인하여 부득이하게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고 밝혔다.
공지에 따르면 케이툰은 이미 지난 1일부터 신규 가입과 다운로드, 결제를 중단했다. 케이툰은 플랫폼 내 화폐인 베리는 내달 23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케이툰은 2013년 7월 올레마켓웹툰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됐다. KT는 웹툰 작가들이 설립한 누룩코믹스와 손잡고 올레마켓웹툰을 만들었다. 2015년 2월부터는 웹툰 외에도 웹소설 서비스도 시작했다. 올레마켓웹툰은 '냄새를 보는 소녀', '개천고', '썸툰' 등의 인기 웹툰을 배출하며 성장했다.
케이툰으로 이름을 변경한 때는 2016년 9월이다. KT가 이용자인터페이스(UI) 등을 리뉴얼하고 웹툰 뿐 아니라 출판만화와 소설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을 만들겠다며 리브랜딩을 단행한 것이다. KT는 리브랜딩을 통해 타 통신사 고객까지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었다.
하지만 이후 카카오, 네이버 등 포털 기반 웹툰 플랫폼이 인기를 얻으면서 이용자 확보에 난항을 겪었다. 그러던 2021년 8월 KT는 웹소설 사이트 '블라이스'를 운영하는 자회사인 스토리위즈에 케이툰의 운영권을 양도했다.
케이툰에 대한 소식이 다시 전해진 것은 올해 9월이다. 전자책 구독 플랫폼 밀리의 서재를 운영하는 KT의 자회사 케이티밀리의서재가 스토리위즈로부터 케이툰과 블라이스를 38억원에 영업 양수하기로 한 것. 케이티밀리의서재는 케이툰과 블라이스를 양수받으며 웹소설, 웹툰과 같은 장르형 콘텐츠로 시장을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영업 양수 2개월여만에 케이툰의 서비스 종료가 결정됐다.
업계는 케이툰이 결국 카카오, 네이버, 리디 등 타 웹툰 플랫폼과 경쟁에서 밀리며 서비스를 종료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한국 웹툰 시장은 카카오와 네이버 등 포털이 주도하는 시장으로 굳어지고 있다"며 "케이툰의 폐쇄는 다양한 플랫폼이 경쟁하던 주간 웹툰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