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이꽃들 기자] 아모레퍼시픽이 중국 시장에서 하이엔드 스킨케어 브랜드 ‘에이피 뷰티(AP BEAUTY)’ 온라인 사업을 철수한다. K-뷰티를 선도해 온 아모레퍼시픽이 중국 시장의 급변하는 환경과 로컬 브랜드의 약진 속에서 비효율적인 브랜드를 정리하고 수익성 중심의 사업 구조 재편을 가속화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에이피 뷰티는 15일(현지시간)부터 중국 티몰(Tmall) 공식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매장 운영을 단계적으로 조정하고 주문 채널을 폐쇄했다. 티몰 스토어는 사실상 1년 4개월 만에 문을 닫게 됐다.
앞서 에이피 뷰티는 2002년 론칭된 그룹의 최고급 브랜드 아모레퍼시픽을 지난해 고가 테크 스킨케어 브랜드로 리뉴얼하며 중국 본토 시장에 재진출했다. 재진출 약 1년여 만에 핵심 판매 채널인 온라인 매장을 닫게 되면서 중국 시장 사업 재편의 신호탄으로 읽힌다.
일각에선 저조한 판매 실적과 그룹 내 브랜드 포트폴리오 재정비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해당 티몰 매장에 등록된 고가 제품들의 판매량이 극히 미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중저가 브랜드인 이니스프리의 대규모 오프라인 매장 철수와 마몽드의 백화점 채널 정리 등 비효율적인 사업 구조를 정리해 왔다. 반면 설화수와 라네즈 등 주요 럭셔리 및 프리미엄 브랜드를 중심으로 온라인과 멀티브랜드숍 채널을 강화하며 유통망을 재편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번 티몰 운영 종료 배경에 대해 "에이피 뷰티 브랜드의 중국 시장 내 자원 배치를 최적화해 중국 소비자에게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면 "다만 주요 브랜드의 중국 전략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이번 온라인 철수는 아모레퍼시픽을 비롯한 한국 뷰티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규모의 확장'보다 '수익성 중심의 효율 경영'으로 전략을 선회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수 화장품 시장은 텐센트, 알리바바 등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의 규제 강화와 중국 로컬 브랜드(C-Beauty)의 품질 및 마케팅 경쟁력 향상으로 경쟁이 극도로 치열해졌다"며 "과거처럼 모든 브랜드를 끌고 가는 전략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환경이 되어, 선택받지 못한 서브 브랜드의 정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