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LG화학이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와 인공지능(AI) 인재 양성부터 석유화학·배터리 소재 투자까지 포괄적 협력 구상을 논의했다. 당국의 러브콜이 잇따르는 가운데 양측이 협력 범위를 확대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할지 주목된다.
17일 안드라프라데시주에 따르면 찬드라바부 나이두 주총리는 지난 14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비사카파트남에서 열린 '인도산업연합(CII) 파트너십 서밋'에서 고윤주 LG화학 최고지속가능전략책임자(CSSO·전무)와 만나 협력 방안을 살폈다. 주정부는 LG화학에 △AI·데이터센터 생태계 참여 △석유화학·폴리머 공장 설립 △배터리 소재 제조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 등을 제안했다.
나이두 총리는 특히 AI 역량 구축을 위해 추진 중인 'AI 대학' 프로젝트에 LG그룹의 참여를 요청했다. 조만간 LG AI연구원으로 대표단을 파견해 공동 프로그램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안드라프라데시주는 AI 대학을 데이터센터와 양자 컴퓨팅 인재 육성 거점으로 삼아 AI 기반 기술 인력 양성과 산업 적용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회동에서 LG AI연구원 협력이 언급된 것은 LG화학이 연구원 설립 초기부터 펀딩과 기술 활용 체계에 참여해온 주요 계열사이기 때문이라는 게 주정부 측 설명이다. LG AI연구원은 2020년 12월 설립된 LG그룹 차원의 AI 전담 연구조직이다. LG전자·LG디스플레이·LG화학·LG유플러스·LG CNS 등 16개 계열사가 3년간 2000억원을 투자했으며, 연구원은 연간 수천억원 규모의 예산으로 AI 기술 개발과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다.
주정부는 비사카파트남·뮬라페타 지역에 나프타 크래커 및 폴리머 공장 설립도 제안했다. 이는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올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나이두 주총리와 회동하고, 9월 서울에서 안드라프라데시주 경제 대표단과 재차 만나 친환경 소재, 2차전지, 재활용 분야 협력 의지를 확인한 것의 연장선상이다.
LG화학은 안드라프라데시와 30년 가까운 협력 인연을 갖고 있다. 1996년 힌두스탄 폴리머 인수로 현지 첫 사업장을 세웠고, 2023년에는 스리시티에 ABS 컴파운드 공장을 준공했다. 현재 생산능력 증설도 검토 중이다. 주정부는 LG화학의 기술·사업 경험을 높이 평가하며 순환경제 정책에 맞춘 플라스틱 재활용 투자도 독려하고 있다.
주정부는 인도 내 산업 개발 전략과 연계해 LG의 투자를 적극 제안했으며, LG 측은 글로벌 사업 구조와의 연계성을 중심으로 실무 검토 의사를 밝혔다. 양측은 향후 실무 채널을 통해 세부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나이두 주총리는 "CII 파트너십 서밋 2025에서 고 CSSO를 만나 뵙게 돼 기뻤다"며 "석유화학과 폴리머, 배터리 소재, 순환경제와 재활용, 연구·혁신·기술 개발 분야에서 안드라프라데시 주와의 협력 기회를 함께 논의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