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하딥 싱 푸리 인도 석유천연가스부 장관이 HD현대에 이어 한화오션, SK해운, 팬오션 등 한국 조선·해양 기업들과 연쇄 미팅을 가졌다. 인도 에너지 산업의 성장에 따라 50척 이상의 선박이 필요하다며 한국과 협력을 희망한다고 전했다. 인도가 조선업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면서 세계 시장에서 기술력을 입증한 한국이 최적의 파트너로 꼽히고 있다.
17일 인도 석유천연가스부에 따르면 푸리 장관은 지난 14일 서울 중구 한화 본사에서 김희철 대표이사와 만나 조선 협력을 논의했다. 이튿날 한화오션 거제조선소를 찾아 문승한 상선기술본부장(전무)을 비롯해 임직원과 회동하고 선박 건조 기술과 해양플랜트 사업 경쟁력을 살폈다.
푸리 장관은 인도의 잠재력을 강조했다. 인도의 높은 경제 성장과 에너지 산업의 확대가 글로벌 조선사와 협력 기회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 에너지 기업들이 약 50~80억 달러(약 7조3000~약 11조6700억원)를 화물 운송에 투자하고 있으며, 약 59척의 선박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또 인도가 중요한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며 한국과도 상호 윈윈(WinWin)인 파트너십을 구현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한국의 조선 기술과 인도의 인재·강력한 인센티브를 결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투자 기업이 5년 이내에 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인도의 지원 정책도 소개했다. △특수 선박 건조 시 최대 25%의 보조금 지급 △선박 재활용 인센티브 △대규모 해양개발기금 △신규 조선소 및 해양 클러스터 지원 등을 상세히 알리며 한화와의 협력 의사를 전했다.
푸리 장관은 앞서 경기 성남시 HD현대 글로벌 연구·개발(R&D)센터에서 정기선 HD현대 회장과 만나 인도 조선업 재건을 위한 지원 방안을 논의했었다. SK해운, 팬오션, 에이치라인해운 등 한국 주요 조선·해양 기업들을 돌며 인도 투자를 주문했다.
인도는 '마리타임 암릿 칼 비전 2047'을 통해 글로벌 5위권 조선 강국 도약을 선언했다. 현재 1500척 규모 상선을 2500척으로 확대하고 약 240억 달러(약 35조 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인도의 조선업 재건에 한국 조선소들이 파트너로 적극 참여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인도 내 조선소 투자를 검토하고 있으며 지난 7월 노이다 지역에 글로벌 엔지니어링 센터의 운영을 시작했다. HD현대는 인도 최대 국영 조선사인 코친조선소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설계·구매 지원, 생산성 향상, 인적 역량 강화 등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