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현대자동차가 미국에 차세대 XRT(Extreme Rugged Terrain) 차량 개발을 전담할 디자인 스튜디오를 새롭게 조성했다. 북미 오프로드 시장에서 수요가 급증하는 XRT 라인업의 개발 속도를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8일 현대차 미국법인에 따르면 현대미국디자인센터(HDNA)는 최근 캘리포니아주 러셀랜즈 사옥 내에 오프로드 전용 디자인 스튜디오 '더 샌드박스(The Sandbox)'를 구축했다. 디자이너들이 아웃도어 장비와 오프로드 성능 요소를 직접 실험하며 아이디어를 발현할 수 있도록 설계된 창의 개발 구역으로, XRT 프로젝트의 콘셉트 발굴과 디자인 연구를 담당한다.
더 샌드박스는 초기 소규모 프로젝트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차량 테스트, 팀 오프로드 체험, 장비·소재 연구까지 가능한 독립 운영 개발 스튜디오로 확대됐다. 디자인 워크스테이션, A/V 장비, 컬러·재질 샘플, 오프로드 장비와 의류 등을 갖춰 디자이너들이 실제 사용 환경을 체험하고 설계에 반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더 샌드박스에서 개발된 첫 결과물은 오는 20일(현지시간) LA오토쇼 '오토모빌리티 LA 2025'에서 공개될 ‘크레이터 콘셉트(CRATER Concept)'다. 크레이터는 소형 오프로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콘셉트로, 극한 환경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을 기반으로 견고함과 모험성을 강조한 모델이다.
더 샌드박스는 북미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XRT 수요에 대응하는 전략적 허브 역할을 한다. 현대차는 더 샌드박스를 통해 콘셉트 개발과 기술 검증을 동시에 수행, 핵심 모델군으로 육성하고 있는 XRT 트림 라인업 확대를 뒷받침할 계획이다.
현대차가 더 샌드박스를 마련한 배경에는 북미에서 XRT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는 시장 상황이 자리한다. 특히 팬데믹 이후 야외 활동이 일상으로 자리 잡으면서 오프로드 유틸리티 차량(UTV) 선호도가 크게 높아졌고, 브랜드 간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이같은 변화는 제조사들에게 전용 트림 개발과 고객 경험 강화 전략을 요구해 왔고, 현대차 역시 이에 맞춰 대응 체계를 고도화해 왔다.
실제 현대차는 올해 4월 뉴욕오토쇼에서 팰리세이드 XRT Pro를 비롯해 싼타페, 투싼, 싼타크루즈, 아이오닉 5 등 다양한 XRT 모델을 공개하며 북미 시장 공략 의지를 드러냈다. 신모델 확장은 단순히 제품 라인업을 넓히는 차원을 넘어 더 샌드박스에서 기획·시험된 요소들을 실제 양산차에 반영하는 구조로 이어져 XRT 트림 경쟁력 강화에 무게를 싣는 조치로 풀이된다.
브래드 아놀드 현대미국디자인센터(HDNA) 외장디자인팀장은 "더 샌드박스는 향후 모든 XRT 제품 개발을 위한 크리에이티브 허브 역할을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며 "'우리를 위한, 우리에 의한’과 같은 접근 방식은 디자이너들이 모든 XRT 제품에 내구성을 높이고, 의미 있는 상호작용을 촉진하며, 실용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품질을 진정으로 불어넣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