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나윤 기자] 스테이블코인 법제화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국내 금융권이 네이버·카카오·삼성전자 등 주요 빅테크·대기업과 협력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디지털 자산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물밑 전선이 급속히 확장되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지난 1일 “시중은행이 지분 51%를 보유한 컨소시엄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도록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며 제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권이 본격적인 시장 진입 준비에 나서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는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유통을 염두에 둔 컨소시엄 구성을 검토하며 파트너십 강화에 나서고 있다.
금융지주들은 은행, 카드, 보험, 증권, 자산운용 등 계열사를 중심으로 △발행 준비금 운용 △리스크 관리 △결제·송금 인프라 연계 등 실무 기반을 다지는 중이다. 다만 스테이블코인의 시장 안착과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네이버·카카오 같은 빅테크, 삼성전자 등 제조·IT 대기업과의 연계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KB국민은행은 시중은행 최초로 ‘KB’와 ‘KRW’를 결합한 17건의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를 출원했다.
신한금융은 법제화 이전부터 실증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자사 배달 플랫폼 ‘땡겨요’에서 스테이블코인 결제 테스트를 진행 중이고 일본 SBJ은행·신한베트남은행을 통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글로벌 활용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함영주 회장 직속으로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를 신설, 은행·증권·카드 등 전 계열사의 디지털 자산 역량을 통합할 방침이다.
우리금융은 삼성전자와의 협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은행이 삼성전자의 모바일 플랫폼 ‘삼성월렛’과 손잡고 머니·포인트 운영 단독 사업자로 나선 데 이어, 디지털 자산 및 결제 영역에서도 공동 진출 가능성이 거론된다. 우리금융은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보관) 업체 ‘비댁스’에 5% 지분을 투자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