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베트남 정부가 자국 기업에 남북 고속철도 사업 현지화를 장려하고 있다. '코리아 원팀'이 수주전을 펼치는 가운데 결국 현지 기업이 주요 일감을 나눠 가질 전망이다.
8일 베트남 경제 매체 '응어이 꽝 삿'에 따르면 팜민찐 베트남 총리는 지난 6일(현지시간) 열린 철도 분야 국가 중점 사업 추진위원회 제5차 회의에서 산업통상부 등 관련 부처에 "남북 고속철도 사업 추진에 필요한 주요 사업 발주 및 계약 관련 법령을 15일 이전에 제출할 것"을 지시했다.
베트남 남북 고속철도 사업은 하노이에서 호찌민까지 총 길이 1540㎞ 구간에 고속철도를 건설·운영하는 베트남 사상 최대 인프라 프로젝트다. 총사업비는 670억 달러(약 100조원)에 달한다. 2035년 완공이 목표다. 올해 타당성 조사와 기본설계를 진행한 뒤 2027년 착공에 들어간다. 베트남 정부는 이달 중으로 투자 모델을 확정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팀코리아' 형태로 남북 고속철도 수주전에 참여하고 있다. 코레일과 국가철도공단, 현대로템이 나섰다. 우선 상반기 나올 1단계 타당성 조사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 매체에 따르면 팜민찐 총리가 앞서 작년 3월 호아팟그룹과 타코그룹에 각각 철도 레일 연구·생산, 전동차 생산을 지시한 바 있다. 호아팟그룹은 '베트남 포스코'로 불리는 최대 철강업체이고 타코는 자동차와 기계, 건설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는 재계 4위 그룹이다.
실제 호아팟그룹은 지난달 부터 고속철도용 레일 및 특수강 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투자액은 10조 동(약 5500억원)에 이른다. 2027년 가동될 예정으로, 연간 70만톤의 고속철도 레일과 특수강을 생산하게 된다.
응우옌 비엣 탕 호아팟그룹 사장은 작년 10월 "기업은 정부 발주를 기다린 이후 투자할지, 아니면 미리 투자할지 결정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사업 주도권을 잡고 위험을 감수하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회사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품질 제품을 생산한다면 정부가 발주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타코그룹은 지난해 5월 정부에 공식적으로 사업 참여 의사를 밝혔다. 하노이-하띤 구간과 호찌민-나짱 구간을 우선 건설하고, 나머지 구간을 순차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타코그룹은 총사업비의 20%(약 120억 달러·17조원)를 직접 투자하고, 나머지는 국내외 금융기관 차입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특히 타코그룹은 "이 사업을 외국인 투자자에게 넘기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또 자본 투자 뿐만 아니라 전동차 생산에도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타코그룹은 현대로템과 열차 국산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어 현대로템이 기술 제휴 형태로 현지에 진출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