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장비' 두산밥캣 vs 캐터필러 '자존심 상징'...美 정치권 대리전 격화

2026.01.15 15:25:18

두산밥캣 ITC 조사 요청·캐터필러 반박 맞서면서 연방 의원과 주 정부 인사들 공개 지지
한정적 수입금지 명령 발령 가능성, 미국 내 공급망·일자리·인프라까지 영향 전망

 

[더구루=김예지 기자] 미국 건설장비 시장을 대표하는 두산밥캣과 캐터필러 간 특허 분쟁이 법적 공방을 넘어 미국 정치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두산밥캣이 캐터필러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을 계기로 연방의회 의원들과 주 정부 인사들이 공개적으로 양측을 지지하고 나서면서, 글로벌 기업 간 지식재산권 분쟁이 사실상 미국 정치권 대리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따르면 두산밥캣 북미 법인이 제기한 특허 침해 주장에 대해 정식 조사에 착수했다. 두산밥캣은 캐터필러가 미국 외 지역에서 생산한 건설장비 및 핵심 부품을 수입·판매하는 과정에서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1930년 관세법 337조 위반을 근거로 한정적 수입금지 명령과 중지·금지 명령을 요청했다.


이번 분쟁은 단발성 소송이 아니라 두산밥캣이 지난해 12월 △미국 연방 법원 △ITC △유럽 통합특허법원(UPC) △독일 연방 법원 등에 총 14개 특허를 놓고 동시다발적으로 제소하며 시작된 글로벌 지식재산권 분쟁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두산밥캣이 자사 핵심 기술 보호를 위해 장기전을 염두에 둔 전략적 소송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캐터필러는 두산밥캣을 한국 대기업 계열사로 지칭하며, ITC가 수입금지 조치를 내릴 경우 미국 경제와 인프라 프로젝트 전반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캐터필러 측은 자사 장비 상당수가 조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며, 사실상 너무 커서 금지할 수 없다는 논리를 앞세우는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 정치권도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ITC 조사 개시를 전후해 일부 연방 의원들은 캐터필러와 두산밥캣을 각각 지지하는 서한을 위원회에 제출했다. 두산밥캣의 주요 생산 거점이 위치한 미네소타와 노스캐롤라이나 지역을 대표하는 의원들은 회사의 미국 내 투자와 고용 창출 효과를 강조했다. 반면 지난 2022년 캐터필러 본사가 이전한 텍사스주의 그렉 애벗 주지사를 비롯한 정치권 인사들은 캐터필러를 지지하며 지역 경제와 고용 보호 논리를 내세웠다.


특히 ITC가 내릴 수 있는 한정적 수입금지 명령은 발령 즉시 효력이 발생해 캐터필러의 미국 내 공급망과 고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번 특허 분쟁이 기업 간 법률 다툼을 넘어 지역 경제와 일자리, 인프라 정책과 맞물린 정치 이슈로 비화됐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이 미국 상징 기업인 캐터필러와 한국 기업 두산밥캣 간 분쟁이지만, 두산밥캣 역시 미국 내 대규모 생산시설과 고용 기반을 갖추고 있어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단순히 국적 구도로 나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ITC는 조사 개시와 함께 아직 사안의 실체에 대한 판단은 아니라고 밝혔지만, 최종 결정에 따라 양사의 미국 시장 전략은 물론 글로벌 건설장비 시장 판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예지 기자 yeletzi_0418@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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