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규모 대(對)이란 군사작전으로 유가 상승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유가가 현재보다 최대 두 배로 뛸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는 가운데, “이번 전쟁이 중국과 유럽에는 타격을 주겠지만 러시아와 캐나다는 수혜를 입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호주 대형 자산운용사 ‘AMP’는 2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장기화 할 경우 유가는 배럴당 약 150달러로, 현재보다 두 배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AMP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주일 이내에 승리를 선언하는 ‘제한적 전쟁’의 가능성을 60%로 본다”며 “최근 수십 년간 미국의 개입을 통한 정권 교체 성공 사례는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 이코노믹스(BE)도 “이란이 전 세계 석유의 약 5%를 공급하고 있는 만큼 공급이 완전히 중단될 경우 가격이 약 20%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약 2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데, 이 통로가 폐쇄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08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BE는 또 "미국의 경우 소비자들이 연료비 상승으로 소득이 줄어드는 손해를 보겠지만, 셰일가스 덕분에 미국 경제 전체가 받는 타격은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중국, 유럽, 인도 등 주요 수입국은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반면 러시아, 캐나다, 노르웨이와 같은 석유 수출국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캐나다 TD증권 역시 “중국 정유사들은 이란산 원유 수입이 차단될 경우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은 이란 수출량의 80% 이상을 수입하는데, 이는 지난해 중국 해상 원유 수입량의 약 13%에 해당하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저렴한 원유 공급원 하나를 잃게 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인도와 중국 수요가 우랄산 원유로 이동함에 따라 러시아가 이득을 볼 것이며, 이는 유가 하락으로 인한 크렘린궁의 압박을 완화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시장 혼란이 지속된다면 완충 장치가 부족한 국가들은 더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씨티그룹은 “아르헨티나, 스리랑카, 파키스탄, 튀르키예처럼 외환 보유고가 적은 국가들은 갑작스러운 자본 유출과 통화 가치 하락의 위험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의 이란 침공으로 인해 글로벌 유가는 이미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일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77.74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6.7% 상승했다. 장중 한때 배럴당 82.37달러로 13%까지 치솟으며 지난해 1월 이후 1년여 만에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