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이스라엘 '위비트나노(Weebit Nano)'가 DB하이텍과 협력해 개발 중인 Re램(ReRAM·저항성 메모리)이 우리 정부 지원 인공지능(AI) 반도체 연구 프로그램에 선정됐다. 메모리에서 직접 연산을 수행하는 인메모리 컴퓨팅 기술 검증이 추진되면서 Re램 기반 차세대 AI 반도체용 메모리 상용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0일 위비트나노에 따르면 회사는 초저전력 아날로그 컴퓨트-인-메모리(ACiM) 기술 개발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위비트나노의 Re램은 AI 연산을 메모리 내부에서 수행하는 인메모리 컴퓨팅 구조의 핵심 메모리 소자로 활용된다.
ACiM은 메모리 안에서 직접 연산을 수행하는 인공지능 반도체 구조다. 기존 AI 칩은 메모리에 저장된 데이터를 중앙 연산 장치로 이동시켜 계산한 뒤 다시 저장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데 이 과정에서 데이터 이동에 많은 전력과 시간이 소모된다. 메모리 내부에서 연산을 수행하면 데이터 이동이 크게 줄어들어 전력 효율을 높이고 처리 속도를 개선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Re램을 활용해 이러한 인메모리 컴퓨팅 구조를 구현하는 기술 검증이 진행된다. Re램은 메모리 셀의 저항 상태 변화를 이용해 데이터를 저장하는 비휘발성 메모리로 전원이 꺼져도 정보를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메모리 셀을 배열 형태로 구성하면 전류 흐름을 활용해 AI 연산의 핵심인 행렬 계산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어 인메모리 컴퓨팅 구현에 적합한 기술로 평가받는다.
DB하이텍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반도체 제조 파트너 역할을 맡는다. 위비트나노의 Re램 기술을 자사 파운드리 공정에 통합해 실제 실리콘 칩으로 구현하고 연구기관이 설계한 인메모리 컴퓨팅 구조를 반도체 수준에서 검증하는 작업을 담당한다.
컨소시엄에는 DB하이텍을 비롯해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서울대학교, 충북대학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AI 반도체 기업 아날로그AI 등이 참여한다. 이들 기관은 디바이스와 회로, 시스템 구조를 함께 최적화하는 방식으로 인메모리 컴퓨팅 기술을 공동 연구할 예정이다.
위비트나노와 DB하이텍은 지난 2023년부터 Re램 상용화를 위해 협력해왔다. 양사는 당시 Re램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DB하이텍의 130나노미터(nm) 바이폴라-CMOS-DMOS(BCD) 공정에 Re램을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후 테이프아웃을 완료하고 시제품 칩을 제조, 작년 5월 유럽 전력반도체 전시회 'PCIM'에서 Re램 기반 반도체 시제품을 공개했다. <본보 2025년 5월 7일 참고 [단독] DB하이텍, 위비트나노 'Re램' 기반 칩 시제품 첫 공개>
위비트나노는 Re램 기술을 직접 생산하지 않고 기술 라이선스와 공정 통합 방식으로 반도체 기업들과 협력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DB하이텍 외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온세미(onsemi) 등과도 Re램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며 임베디드 메모리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코비 하노크 위비트나노 최고경영자(CEO)는 "AI 시스템 설계자들은 전력 소비와 지연 시간을 줄이기 위해 메모리를 연산 장치 가까이 배치하려 하고 있으며 인메모리 컴퓨팅은 이를 실현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접근 방식"이라며 "이번 프로젝트는 디바이스 혁신과 회로·아키텍처 공동 설계, 양산 가능한 실리콘을 결합해 ACiM 기술을 연구 단계에서 실제 적용 가능한 기술로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요소들을 결합한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