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중동 전쟁 장기화에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감이 극에 달하면서 국내 제과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유가 상승에 따른 물류비 부담은 물론, 핵심 원료와 포장재 가격까지 일제히 들썩이면서 하반기 '가격 인상 도미노'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이란 갈등 심화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의 보험료가 급등하고, 항로를 우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와 주요 원자재 수송의 핵심 통로로, 이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은 곧바로 물류 비용 상승으로 이어진다.
중동 긴장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우리 기업들은 긴장 속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해상 운임에 '전쟁 위험 할증료'가 붙기 시작하면서 수입 원료 단가가 이미 요동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물류 대란이 생산 차질로 이어지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주요 해상 운송로는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설탕, 코코아, 포도당 시럽, 특수 지방 등 제과 핵심 원재료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으며, 해운사 운항 중단과 선박 지연도 겹치면서 글로벌 물류 흐름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 에너지 충격까지 더해지며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하루 만에 39% 급등했고, 원유 가격 역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천연가스는 생산 공정 핵심 연료이고, 석유는 플라스틱 포장재 주요 원료인 만큼 에너지 가격 상승은 곧 제조 원가 전반을 끌어올리는 구조다.
원재료 시장 역시 불안정하다. 대두유 가격은 유가와 연동되며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밀과 옥수수 등 주요 곡물 가격도 상승 국면에 들어섰다. 여기에 비료 생산 핵심 원료인 황 공급 차질 우려까지 겹치며 향후 농산물 전반의 가격 상승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물류 부담도 빠르게 확대되는 양상이다. 해협 봉쇄로 운송 경로가 우회되면서 운임과 운송 시간이 동시에 증가하고, 보험료 상승까지 겹치며 실질적인 수입 물량 감소 가능성도 제기된다. 포장재 비용 역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플라스틱은 원유 가격과 직결되고, 유리는 에너지 집약적 생산 구조로 제과뿐 아니라 음료·주류를 포함한 식음료 전반에서 원가 부담이 확대되는 흐름이다.
지역별로 중동발 영향에 따른 온도 차는 뚜렷하다. 미국은 자국 내 생산 기반과 재고를 통해 일부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반면, 아시아 기업들은 수입 의존도가 높아 상대적으로 큰 타격이 예상된다. 이미 아시아 제조업체들은 배송 지연, 운송 차질, 운임 상승 등 복합적인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국내 주요 제과업체들은 이번 중동 사태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원료의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글로벌 공급망 교란이 곧바로 경영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원가 압박을 견디지 못한 기업들이 하반기부터 제품 가격을 직접 올리거나, 가격은 유지하되 중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