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삼성중공업 원유운반선 3척 추가 발주…글로벌 금융자본 선박 투자 본격화

2026.03.12 13:48:34

수주액 4001억원 규모

 

[더구루=홍성환 기자]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원유 운반선 3척의 실제 발주처가 글로벌 투자은행(IB)인 JP모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금융자본의 선박 시장 진입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세계 최대 해사 전문 매체인 트레이드윈즈는 12일 "JP모건과 삼성중공업이 수에즈막스급 원유 운반선 3척 건조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삼성중공업은 앞서 지난 10일 "버뮤다 지역 선사로부터 원유 운반선 3척을 4001억원에 수주했다"고 공시했지만, 구체적인 발주처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 선박은 오는 2029년 2월까지 인도될 계획이다. 

 

수에즈막스급은 수에즈 운하를 통과할 수 있도록 설계된 선박으로, 길이는 축구장 두 개 규모이고 높이는 약 6층 건물 수준이다.

 

싱가포르 매체 리비에라는 앞서 지난달 삼성중공업과 JP모건의 협상 소식을 보도하며 "JP모건 선박 자산운용 계열사인 '글로벌 메리디안 홀딩스'가 삼성중공업에 선박을 발주하고, HSG성동조선의 인프라를 활용하는 위탁 건조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한 바 있다.

 

이번 수주로 삼성중공업의 올해 누적 수주 실적은 총 11척, 21억 달러(약 3조원)로 늘었다. 이는 올해 수주 목표 139억 달러(약 20조5000억원)의 15% 수준이다. 이달 현재 삼성중공업의 누적 수주 잔고는 137척, 295억 달러(약 43조5000억원) 규모다.

 

이번 발주는 전통적인 선주가 아닌 글로벌 금융자본으로부터 이뤄져 주목받는다. 금융자본은 시황 주기와 자산 가치 상승 여력을 보고 선대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는 성격이 강하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JP모건이 선박 임대료 상승을 통한 현금 흐름을 창출하고, 선박 인도 시점의 프리미엄을 노린 선박 재매각을 통해 시세 차익을 거두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글로벌 선박 시장은 활황기에 진입한 모습이다. 원유 수요 지속과 가용 선박 부족 등으로 선박 운임은 강세 국면에 있고, 선가(뱃값)도 상승 흐름이다. 여기에 노후 선박의 교체 주기와 맞물리며 신규 발주가 확대되고 있다.

 

올들어 전 세계적으로 계약된 선박은 약 40척에 달한다. 러시아 제재, 중동 긴장, 원유 교역 재편, 장거리 항해 증가 등으로 선박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된 가운데 노후선 대체 수요와 환경 규제 대응이 동시에 작용한 데 따른 것이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 기관인 클락슨 리서치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세계 유조선의 약 44%가 선령 15년을 초과한 노후 선박으로 나타났다. 영국 해운정보기관 로이드 리스트는 "지난 1980년대 이후 수십 년 만에 올해가 가장 선박 공급이 부족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홍성환 기자 kakahong@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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