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로 나온 전통의 '젠하이저'...삼성전자 하만 '장바구니' 들어가나

2026.03.24 15:22:52

소노바, 실적 부진에 인수 4년 만 글로벌 매각 프로세스 전격 착수
B&W·데논 품은 하만, 젠하이저까지 인수 시 '오디오 초격차' 완성 전망

[더구루=김예지 기자] 세계적인 오디오 명가 젠하이저(Sennheiser)의 소비자 오디오 사업부(Consumer Hearing)가 다시 매물로 나오며 글로벌 오디오 업계에 거대한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부를 인수하며 몸집을 불린 삼성전자 자회사 하만(Harman)이 인수 후보에 가장 가까울 것으로 거론되면서, 성사 여부에 따라 전 세계 프리미엄 오디오 시장이 하만 중심의 압도적인 시장 지배 체제로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스위스의 청각 케어 전문 기업 소노바(Sonova)는 최근 실적 발표와 함께 젠하이저 소비자 오디오 사업부의 매각 프로세스에 전격 착수했다. 지난 2021년 5월 젠하이저 가문으로부터 해당 사업부를 약 2억 유로(당시 약 2700억원)에 인수한 지 약 4년 만의 결정이다. 당시 소노바는 프리미엄 보청기 브랜드 포낙 등을 보유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어폰, 헤드폰 시장에서의 시너지를 기대했으나, 최근 해당 부문 매출이 지난 2023년 대비 약 8% 감소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소노바가 젠하이저 손을 놓기로 한 결정적 배경에는 본업인 보청기 사업의 수익성 악화와 시장 경쟁 심화가 자리 잡고 있다. 소노바는 2025-26 회계연도 매출과 영업이익(EBITA) 성장률이 당초 가이던스의 최하단인 5%와 14%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발표했다. 에릭 베르나르드 소노바그룹 CEO는 오는 2031년까지 매출 60억 스위스프랑(약 11조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하며, 이를 위해 비핵심 사업인 소비자 오디오 부문을 중단 영업으로 분류하고 매각을 통해 보청기 및 소매 네트워크 강화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매물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후보로 삼성전자의 하만을 지목하고 있다. 하만은 이미 지난해 5월 미국 마시모(Masimo)로부터 △바워스앤윌킨스(B&W) △데논(Denon) △마란츠(Marantz) 등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를 3억 5000만 달러(약 5200억원)에 인수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인 바 있다. 이는 마시모가 당초 해당 사업부를 인수했던 가격인 10억 2500만 달러(약 1조 5000억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하만이 '헐값 매수'를 통해 하이엔드 라인업을 실속 있게 구축했다는 평가를 내린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7년 하만 인수 이후 8년 만에 단행했던 이 대규모 M&A를 통해 하만은 기존 JBL, AKG 등에 더해 하이엔드 라인업까지 완벽히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80년 역사의 젠하이저가 보유한 독보적인 음향 특허와 튜닝 노하우까지 더해질 경우, 삼성이 보유한 생태계의 음향 경쟁력은 비약적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현재 글로벌 오디오 시장은 단순한 하드웨어 성능을 넘어 스마트폰과의 연결성, 인공지능(AI) 음향 최적화 등 기술 융합 생태계 싸움으로 변모했다. 젠하이저가 가진 브랜드 헤리티지는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소노바가 과거 인수 금액보다 낮은 수준에서 매각을 진행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하만 외에도 글로벌 사모펀드(PEF)나 프리미엄 가전을 강화하려는 테크 기업들이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만이 최근 B&W와 데논 등을 인수하며 무서운 기세로 시장을 통합하고 있는 상황에서 젠하이저까지 하만의 장바구니에 담긴다면 프리미엄 오디오 시장에서 사실상 적수가 없는 오디오 공룡이 탄생하게 될 것으로 분석된다.

김예지 기자 yeletzi_0418@theguru.co.kr
Copyright © 2019 THE GURU. All rights reserved.




발행소: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81 한마루빌딩 4층 | 등록번호 : 서울 아 05006 | 등록일 : 2018-03-06 | 발행일 : 2018-03-06 대표전화 : 02-6094-1236 | 팩스 : 02-6094-1237 | 제호 : 더구루(THE GURU) | 발행인·편집인 : 윤정남 THE GURU 모든 콘텐츠(영상·기사·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9 THE GURU. All rights reserved. mail to theaclip@thegur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