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SK에코플랜트와 세아홀딩스가 투자한 미국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기업 어센드엘리먼츠(Ascend Elements)가 파산 절차를 개시했다. 북미 전기차 시장의 성장 정체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조금 취소로 재정난이 지속된 영향이다. 재무 리스크를 해소하고 희귀금속 추출 기술을 바탕으로 반등의 발판을 마련한다.
15일 어센드엘리먼츠에 따르면 이 회사는 미 연방파산법 제11조(챕터11)에 따라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누적된 부채와 수익 창출의 지연으로 유동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린 오스틴(Linh Austin) 어센드엘리먼츠 최고경영자(CEO)는 "운영 효율화와 비용 절감, 추가 자본 유치를 포함한 의미 있는 조치를 취했으나 회사의 오랜 재정 문제와 미지급 부채를 해결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다"며 "장기적인 재무 기반을 강화하고 모든 이해관계자의 가치를 극대화하고자 파산 절차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어센드엘리먼츠의 파산은 북미 전기차 시장의 둔화와 트럼프 대통령의 전기차 후퇴 정책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북미 전기차 수요의 침체는 장기화되고 있다. 고금리와 충전 인프라 부족, 트럼프 행정부의 보조금 폐지 여파다.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127만5714대로, 전년 대비 2% 감소했다. 전기차 판매량이 역성장한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다.
업황이 악화된 가운데 공격적인 투자는 재무 부담으로 이어졌다. 어센드엘리먼츠는 지난 2023년 SK에코플랜트와 합작투자 계약을 맺었다. 켄터키주에 6580만 달러(약 970억원)를 쏟아 연 1만2000톤(t)의 블랙매스 생산이 가능한 공장 설립을 추진했다. 폴란드에서도 3억2000만 유로(약 5500억원) 상당 보조금을 획득해 생산기지 건설에 나섰다. 설비 투자금은 갈수록 늘었지만 수요 둔화로 수익성 개선은 더뎠다. 트럼프 행정부마저 3억1600만 달러(약 4700억원)의 보조금 지급을 취소하면서 어센드엘리먼츠의 자금 압박은 가중됐다.
어센드엘리먼츠는 재무 구조를 개선하고 재활용 소재 공급망 구축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오스틴 CEO는 "효율적인 저탄소 기술을 기반으로 북미와 유럽 전역에서 폐배터리를 정제하고 탄산리튬과 양극재용 전구체(pCAM)와 같은 고부가 소재를 가공하는 사업을 지속하겠다"며 "TOP(Take-Or-Pay·구매자가 약정된 물량을 실제로 받지 않더라도 계약된 양에 대한 대금을 무조건 지급해야 하는 조항)를 담은 트라피구라와의 공급 계약은 유지되며 계약 이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