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2030년 해외 매출 7.3조 시대 연다…美 성공 DNA 유럽·동남아로

2026.04.13 10:00:25

신상열 부사장 전면 배치…글로벌 비중 60% 상향 '비전 2030'↑
뷰티·건기식으로 사업 영토↑…'뉴 농심' 향한 포트폴리오 재편

[더구루=진유진 기자] 농심이 '신라면'으로 일군 K-푸드 신화를 넘어 제2의 도약을 선언했다. 오너 3세인 신상열 미래사업실장(부사장)을 필두로 오는 2030년까지 매출 7조3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단순히 외형을 키우는 것을 넘어, 해외 매출 비중을 60% 이상으로 끌어올려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13일 농심에 따르면 '비전 2030'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매출 7조3000억원, 영업이익 7000억원 달성을 정조준하고 있다. 현재 약 40% 수준인 해외 매출 비중을 60% 이상으로 대폭 확대하겠다는 목표 아래 북미 사업 재정비와 신규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이를 위해 농심은 미국 시장에서 검증된 성공 방정식을 유럽과 남미, 아시아 전역으로 이식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상열 부사장을 전진 배치하고, '현지화'와 '거점 확대'를 핵심 전략으로 택했다.

 

오는 6월에는 러시아 모스크바에 현지 법인 '농심 러시아(Nongshim Rus LLC)'를 설립하고 유라시아 시장 공략의 닻을 올린다. 지난해 3월 네덜란드에 유럽 법인을 세워 유럽 시장 물류 전초기지를 확보한 지 1년여 만의 공격적인 행보다. 농심은 모스크바를 중심으로 서부 지역을 우선 공략한 뒤,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등 독립국가연합(CIS) 전역으로 영업망을 뻗어 나갈 방침이다. 기존 북미 중심 성장을 유럽과 중앙아시아로 다각화해 수익 구조를 안정화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신 부사장이 주도하는 '뉴 농심'의 또 다른 축은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다. 전체 매출의 약 80%를 차지하는 라면 의존도를 낮추고, 건강기능식품(건기식)과 뷰티를 아우르는 고부가가치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었다.

 

지난달 화장품 제조기업 에프아이씨씨(FICC)의 바이오 뷰티 브랜드 '아로셀'과 맺은 전략적 파트너십이 대표적이다. 농심은 자사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라이필'의 핵심 원료 '저분자콜라겐펩타이드NS'를 스킨케어 제품에 접목하며 뷰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식품 분야에서 축적된 원천 기술력을 고부가가치 산업인 화장품·건기식으로 연결, '뉴 농심'의 정체성을 확립하려는 신 부사장의 복안이다.

 

시장 전망은 긍정적이다. 농심은 지난해 매출 3조5143억원, 영업이익 1839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러한 탄탄한 재무 구조는 신사업 추진을 위한 든든한 실탄이 되고 있다. 신동원 회장 역시 신 부사장의 중장기 비전 수립 능력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관건은 안정적인 시장 안착이다. 신사업 특성상 브랜드 신뢰도를 쌓기까지는 시간과 자본의 집중 투자가 불가피하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비(非)라면 부문 수익성을 조기에 확보하는 것이 농심의 실질적인 과제가 될 전망이다.

진유진 기자 newjins@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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