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아모레퍼시픽 대표 브랜드 '마몽드(Mamonde)'가 중국 진출 21년 만에 짐을 싼다. 마몽드 철수는 아모레퍼시픽이 전사적으로 추진 중인 '브랜드 포트폴리오 최적화'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미 '이니스프리(innisfree)'와 '에뛰드(ETUDE)' 등 중저가 라인의 오프라인 매장을 대폭 정리하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해 왔다. '설화수(Sulwhasoo)', '라네즈(LANEIGE)'와 같은 럭셔리·고기능성 브랜드에 집중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마몽드 중국 공식 계정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운영 전략 조정에 따라 중국 대륙 공식 SNS 운영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티몰·징둥닷컴·도우인·핀둬둬 등 현지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 플래그십 스토어도 오는 6월 30일부로 문을 닫는다.
지난 1991년 출범한 마몽드는 2005년 중국 진출 이후 가성비 K-뷰티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전성기에는 수천 개에 달하는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CS 채널과 백화점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며 밀레니얼 세대의 입문용 화장품으로 각광 받았다. 그러나 2018년을 기점으로 실적 하락세가 본격화되며 매장 철수와 구조조정이 이어졌다.
중국 내 자국 브랜드를 선호하는 '궈차오(Guochao·애국소비)' 열풍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 배경으로 꼽힌다. 한류 열풍 둔화와 함께 중국 소비 트렌드는 빠르게 다변화됐고, 현지 브랜드들이 'C-뷰티' 바람을 일으키며 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가격 경쟁력과 마케팅 속도에서 밀려나며 설 자리를 잃은 마몽드는 지난 2022년 리브랜딩과 디지털 전환, 클린 뷰티 라인 강화 등 반등을 모색했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브랜드 정체성이 약화된 상황에서 현지 경쟁사 대비 차별화에 실패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철수는 아모레퍼시픽 포트폴리오 전반의 재정비 과정으로 읽힌다. 앞서 이니스프리가 지난해 티몰 해외 플래그십 스토어를 정리한 데 이어 에뛰드도 지난 1월 운영 효율화를 위한 한시적 조정에 들어가는 등 중국 사업 전반에서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중국 법인은 "안정적인 성장 기조 속에서 자원 배분 최적화와 운영 효율 제고를 위한 전략적 브랜드 구조조정"이라고 설명했다.
저수익 채널을 대폭 정리한 아모레퍼시픽은 확보한 자원을 고부가가치 사업에 쏟아부었고, 성과는 단박에 숫자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4조6232억원, 영업이익 3680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 대비 8.5%, 47.6% 증가했다. 대중화권 사업 역시 구조 개선을 통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