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홍 대한항공 부회장 "2037년 270대 기단 구축…아시아나 통합은 선택 아닌 생존"

2026.04.15 08:17:18

스위스 에어로텔레그래프 인터뷰… "글로벌 톱10 도약 사활"

 

[더구루=김예지 기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기점으로 글로벌 '톱 10' 항공사로의 도약을 본격화한다. 우기홍 대한항공 부회장은 양사의 합병을 단순한 외형 확장이 아닌, 격변하는 글로벌 항공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의 문제'로 정의하며 오는 2037년까지 기단 규모를 270대까지 확대하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15일 스위스 기반 항공 전문 온라인 뉴스 매체 에어로텔레그래프(aeroTELEGRAPH)에 따르면 우 부회장은 해당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메가 캐리어(Mega Carrier)로의 진화는 전략적 옵션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요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한적인 홈 마켓(국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선도 항공사들과 대등하게 경쟁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와 운영 효율성을 확보하는 것이 유일한 길"이라며 아시아나항공 통합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통합 이후 대한항공의 외형적 성장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우 부회장은 "현재 양사 합산 약 230대 수준인 기단 규모를 오는 2037년까지 여객 및 화물기 포함 270대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특히 △에어버스 A350-1000 △보잉 777-9 등 최첨단 고효율 기종을 대거 도입해 노후 기종을 교체하고 서비스 품질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논란이 됐던 보잉 747-8과 에어버스 A380 등 초대형 항공기의 퇴역 시점에 대해서는 시장 수요와 신규 기종 인도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처할 계획이다.

 

노선 전략의 경우 '수익성'과 '연결성'에 방점을 찍었다. 우 부회장은 "미주 노선에서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JV)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한편, 유럽 노선에서는 양사의 운수권을 결합해 주요 도시 매일 운항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전용 허브로 활용해 환승객 비중을 대폭 끌어올림으로써 중동 항공사들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겠다는 복안이다.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체질 개선도 속도를 낸다. 대한항공은 최근 주주총회를 통해 60년 이상 사용해 온 공식 영문 약어 '칼(KAL)'을 삭제하고 새로운 통합 브랜드인 'KE'를 내세우는 등 CI 리뉴얼 작업을 마쳤다. 우 부회장은 이번 인터뷰에서도 통합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주주가치 극대화와 기업가치 재평가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러한 우 부회장의 '화학적 통합' 의지는 현장 행보로도 구체화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전날 인천 중구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양사 임직원 1500명이 참여한 자선 달리기 행사 '위런(We Run)'을 개최하며 결속을 다졌다. 미국 항공기 제작사 보잉(Boeing)이 후원한 이번 행사는 비경쟁 방식으로 치러졌으며, 전 세계 각지의 임직원들이 '버추얼(Virtual)' 방식으로도 참여해 나눔의 의미를 더했다.

 

이 자리에서 우 부회장은 축사를 통해 "오늘의 달리기는 단순히 결승선을 향한 질주가 아닌, 옆에 있는 동료의 숨소리를 느끼고 보폭을 맞추며 진정한 '원팀'으로 나아가는 소중한 여정"이라며 "임직원 모두가 열린 마음으로 서로의 손을 잡을 때 고객들은 세계 최고의 서비스를 경험할 것"이라며 현장 경영의 중요성을 재차 확인했다.

 

양사는 임직원들이 달린 총 주행거리 8495km에 맞춰 조성된 기부금 3000만원을 난치병 아동 지원 단체인 메이크어위시 코리아에 전달했다. 업계에서는 '위런' 행사를 기점으로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정서적 통합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기단 현대화와 네트워크 최적화 등 글로벌 메가 캐리어로서의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예지 기자 yeletzi_0418@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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