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현수 기자] 바이오 신화를 쓴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한국 부자 순위 3위에 이름을 올리며 K-바이오의 위상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이번 순위 상승은 셀트리온이 단순한 복제약을 넘어 글로벌 신약 시장에서 점유율을 가파르게 끌어올린 결과로 분석된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지난 14일(현지시간) 발표한 2026년 한국 50대 자산가 순위에서 서정진 회장은 자산가치는 81억달러(약 11조9500억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63억달러 대비 28.6% 증가했다.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216억 달러)과 마이클 킴 MBK파트너스 회장(99억 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최근 셀트리온의 가파른 기업 가치 상승 배경에는 제품 포트폴리오의 다각화가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의 성과가 눈부시다. 4월 초 기준, 셀트리온의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는 미국 시장 내 처방률 1위를 달성하며 압도적인 지배력을 과시했다.
또한, 제형 변경을 통한 시장 침투 전략도 적중했다. 앱토즈마는 지난달 미국 시장에 피하주사(SC) 제형을 전격 출시하며 환자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램시마 IV는 지난해 말 유럽에서 액상 제형 승인을 획득, 기존 동결건조 제형 대비 투약 준비 시간을 대폭 단축하며 점유율 방어에 성공했다.
글로벌 시장으로의 외연 확장도 자산 가치 상승의 핵심 동력이다. 셀트리온은 최근 졸레어 바이오시밀러인 '옴리클로'를 브라질 시장에 성공적으로 론칭하며 남미 시장 공략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유럽에서는 옴리클로의 300mg 추가 용량 승인을 받아 환자별 맞춤형 처방이 가능해지는 등 경쟁 우위를 점했다.
이번 한국 자산가 순위에서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의 약진이 눈길을 끈다. 삼천당제약의 윤대인 회장은 총자산 59억 달러(약 8조7000억원)로 전체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순위에선 이름을 찾기 어려웠던 윤 회장이 단숨에 두 자릿수 안에 진입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어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 22위(26억 달러), 정용지 케어젠 대표 26위(22억5000만 달러), 이상훈 ABL바이오 회장 39위(14억 달러), 김현태 보로노이 CEO 40위(13억 달러) 등 바이오업계 부호들이 50위권에 이름을 대거 올렸다.
포브스는 한국 바이오·헬스케어 부호들의 약진과 관련해 "한국은 반도체에 이어 바이오 분야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며 "규제 환경 개선과 연구개발(R&D) 투자 확대가 이어진다면 향후 순위에서 바이오 분야의 비중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