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변수지 기자] 미국 희토류 기업이 4조원 규모 브라질 광산 인수에 나섰다. 탈중국 공급망 구축을 본격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20일(현지시간) 미국 희토류 기업 USA레어어스(Rare Earth)는 “브라질 희토류 광산 업체 세라 베르데 그룹(Serra Verde Group)을 28억 달러(약 4조1200억 원)에 인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금 3억 달러(약 4420억 원)와 약 1억2690만 주의 신주를 포함한 현금·주식 혼합 방식이며, 거래는 올해 3분기 내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번 인수 소식에 힘입어 20일(현지시간) 나스닥시장에서 USA레어어스는 13.18% 오른 22.58달러에 마감하며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USA레어어스의 바바라 험튼 최고경영자(CEO)는 “세계는 단일 공급원에 지나치게 의존해 왔다”며 “이제는 의존 구조를 깨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인수는 글로벌 희토류 공급망 구축을 위한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세라 베르데는 2024년 상업 생산을 시작했으며, 연간 생산능력은 약 6500톤, 광산 수명은 약 25년에 달한다. 라틴아메리카에서 유일하게 희토류를 상업 생산 중인 광산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네오디뮴 △프라세오디뮴 △디스프로슘 △터븀 등 고성능 자석 제조에 필수적인 4대 핵심 희토류를 모두 생산할 수 있는 광산으로 평가된다. 해당 광산은 이온 흡착형 점토 기반으로, 시추나 발파 없이 채굴이 가능해 비용 경쟁력도 높다.
미국 내 유일 희토류 생산업체 MP머티리얼스(MP Materials)의 마운틴패스 광산 등 서방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경희토류 중심인 것과 달리, 세라 베르데는 중희토류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세라 베르데는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DFC)로부터 확보한 5억6500만 달러(약 8320억 원) 규모 자금을 기반으로 생산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해당 자금은 기존 4억6500만 달러(약 6850억 원)에 1억 달러를 추가한 구조로, 광산 설비 개선에 투입된다.
세라 베르데 그룹은 “희토류 산업은 만성적인 투자 부족과 공급망 단절로 구조적으로 미완성 상태였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미래 기술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거래는 세라 베르데의 글로벌 전략적 중요성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두 회사는 미국 정부와 민간이 참여한 특수목적법인(SPV)에 희토류를 공급하는 15년 장기 계약도 체결했다.
이번 인수로 USA레어어스는 중국 외 중(重)희토류 생산이 가능한 서방 업체로 부상할 전망이다. USA레어어스는 브라질 원료를 미국 자석 공장과 연계할 계획이다.
희토류는 전기차, 풍력 터빈, 스마트폰, 방위 산업 등에 필수적인 핵심 소재로, 미·중 전략 경쟁에서 중요한 협상 카드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채굴의 약 70%, 정제의 약 90%를 차지하며 공급망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중국이 수출 제한 가능성을 시사하며 글로벌 산업 전반에 공급 불안을 촉발하자, 미국과 동맹국들이 대체 공급망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희토류 공급망 강화를 위한 글로벌 인수합병(M&A)도 잇따르고 있다.
올해 1월 에너지 퓨얼스 주식회사(Energy Fuels Inc.)는 호주 업체 인수를 추진하며 ‘광산부터 금속까지(mine-to-metal)’ 공급망 구축에 나섰고, 이달 초 USA레어어스 역시 프랑스 희토류 가공 기업 케어스터(Carester SAS) 지분 12.5%를 인수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영국 희토류 자석 업체 레스 커먼 메탈스(Less Common Metals)를 인수하며 공급망 구축에 나선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