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미국 정부가 위헌으로 결정 난 상호관세 환급 절차를 시작했다. '통합 환급처리 시스템(CAPE)'에 수입 신고 번호를 제출하면 검증을 거쳐 환급해 주는 방식이다. 기업의 개별 신청이 필요한 만큼 국내 기업도 절차 개시 날짜에 맞춰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26일 코트라에 따르면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은 지난 20일 새로운 환급 시스템인 'CAPE'의 1단계 운영을 시작했다.
이번 환급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전 세계 교역국을 상대로 부과한 상호관세가 올해 2월 연방대법원에서 위법 판결을 받은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미국 정부는 현재까지 약 1660억 달러(약 250조원)를 징수한 것으로 추산된다.
환급 절차에서는 과거와 비교해 수입업자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기존에는 세관이 보유한 자료를 기반으로 환급이 이뤄졌으나, 이번에는 수입업자가 관련 자료를 제출하고 이를 세관이 검증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따라서 기업이 직접 환급 대상 거래를 찾아 관련 자료를 정리해야 한다.
방대한 데이터 처리 문제가 환급 절차와 관련해 가장 큰 쟁점으로 꼽힌다. 미 정부는 "3000건 이상의 관련 소송과 수천만 건에 달하는 수입 신고 항목을 동시에 검토해야 하는 상황으로, 단기간 내 일괄적으로 처리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이미 세액이 확정된 항목까지 환급 대상에 포함할 수 있는지" 여부도 쟁점이다. 적용 범위에 따라 환급 규모와 절차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미국 현지의 통상∙관세 전문 자문 변호사 K씨는 코트라 실리콘밸리무역관에 "CAPE 1단계에서는 환급 대상이 아직 세액이 확정되지 않았거나 비교적 최근에 확정된 수입 거래를 중심으로 적용될 것"이라며 "이미 정산이 완료된 일부 거래에 대해서는 적용 여부가 불확실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환급 대상 범위와 실제 지급 시점은 추가 지침이 나오면서 단계적으로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코트라는 "현재로서는 환급은 수입업자가 제출한 자료를 기준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에 물품을 보내는 우리 기업은 자사의 수출 기록과 미국 측 수입 신고 내역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기업은 과거 수입 신고 내역을 확인하고, IEEPA 관세가 적용된 거래를 선별해 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개별 수입 신고 번호 기준으로 관세 납부 내역을 정리하고, 세관 신고 자료와 실제 납부 기록이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실무적으로는 수입 신고서 등 관련 자료를 함께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코트라는 또 "관세를 환급받을 경우 기업의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법적 쟁점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며 "특히 과거 관세를 반영해 제품 가격을 인상한 기업의 경우 환급을 통해 비용을 회수하게 되면 그 혜택을 소비자에게 어떻게 돌려줄 것인지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일부 유통기업을 대상으로 환급된 관세의 일부를 소비자에게 환원해야 한다는 취지의 집단소송이 제기된 사례도 있다"며 "따라서 환급금 처리와 관련된 법적 리스크를 기업이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