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기차 충전업계도 '오징어게임'…3위 EVgo 살아남을까

2021.10.23 00:00:48

전기차 폭발적 증가와 함께 충전 수요도 급증
선점 경쟁 치열…최소 7곳 상장 통해 실탄 확보
EVgo, 고속충전 인프라 강점…GM 협업 효과도

 

[더구루=김도담 기자] 미국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전기차 충전 인프라 기업에 대한 시장 기대도 커지고 있다. 전기차가 늘어나는 만큼 충전 수요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업계는 2040년에 미국 내 약 1억대의 전기차가 운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년 남짓 연평균 34% 성장 전망이다. 이 같은 치열한 경쟁 속 충전 인프라 기업이 궁극적으론 2~3개 기업만이 살아남으리란 전망이 나온다. 인프라 특성상 승자 독식 현상이 나타나리란 것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현실판인 셈이다.

 

현재 업계 3위로 평가되는 이브이고(EVgo)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로선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 고속성장할 수도 경쟁에 밀려 구조조정의 소용돌이에 빠져들 가능성이 공존하는 경계선에 있기 때문이다.

 

EVgo는 2010년 설립한 전기차 충전 인프라 회사다. 전력·에너지 인프라 기업 엘에스파워(LS Power)가 2019년 인수해 EVgo를 경영하고 있다. 전기차 충전소 검색 앱 1위인 리카고(Recargo)를 인수해 자회사로 두고 있다.

 

전기차 판매와 충전 인프라 구축을 병행하는 테슬라를 제외하면 현재 업계 3위로 분류된다. 최근 이용자 수 30만명을 돌파했다. 업계 1~2위로 꼽히는 차지포인트(ChargePoint)와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Electrify America) 미 전역에 이미 수십만 개의 (완속)충전기를 설치하며 EVgo보다 우위에 있다.

 

고속충전 거점에선 EVgo도 강점이 있다. 올 상반기 기준 EVgo가 818곳으로 차지포인트(731곳)나 일렉트리파이(438곳)보다 많다. 그러나 고속충전기 갯수는 가장 적다. 일렉트리파이가 1807개로 가장 많고 차지포인트가 1614개, EVgo는 1338개다. 거점은 많이 확보했으나 정작 충전기 숫자는 부족한 셈이다.

 

EVgo는 미국 최대 자동차 회사 제네럴모터스(GM)와의 협업하고 있다는 강점도 있다. EVgo는 지난해(2020년) GM과 손잡고 5년 동안 현재 800기인 고속충전기를 2700기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 같은 시장 기대에 힘입어 올 1월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SPAC) 클라이밋체인지 크라이시스 리얼임팩트Ⅰ과 합병하는 방식으로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상장명 EVGO)했다. 스팩 합병 소식이 알려진 초기 주당 22.00달러까지 올랐으나 이후 조정을 거쳐 20일(현지시간) 종가 기준으론 7.94달러에 거래 중이다. 시가총액도 일부 조정을 거쳐 현재는 21억달러(약 2조5000억원) 수준이다.

 

실적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시총을 고려하면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올 2분기 매출은 전년대비 62% 늘어난 480만달러(약 56억원)였다. 증가 속도는 빠르지만 연간 매출액 대비 시가총액(PS Ratio)이 103배에 이른다. 이달 15일 기준 나스닥 상장기업 평균은 5.71배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기업의 성장성을 고려하더라도 너무 고평가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또 대부분 전기차 충전 회사가 그렇듯 공격적인 충전 인프라 설치로 큰 폭 적자다. 같은 기간 1840만달러(약 21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물론 스팩 합병 당시 5억7300만달러(약 6700억원)의 현금을 조달한 만큼 당분간 '실탄'은 충분하다.

 

회사는 올해 연 매출 전망은 2000만달러(약 230억원) 수준이지만 5년 후인 2026년엔 9억500만달러(약 1조600억원)로 45배 성장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EVgo는 업계 1~2위 격인 차지포인트와 일렉트릭파이 외에도 볼타(Volta), 블링크 차징(Blink Charging), 빔 글로벌(Beam Global), 이브이박스(EVBox) 등과도 경쟁해야 한다. 이들 회사는 저마다의 강점을 살려 시장을 확대하고 있고 미국 증시에 이미 상장했거나 상장을 추진하며 실탄도 확보 중이다.

 

미국 기업분석 플랫폼 시킹 알파(Seeking Alpha)는 19일(현지시간) 한 분석에서 "(미국)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은 현재 많은 기업이 다양한 방식으로 경쟁하는 정글과 같은 곳"이라며 "시장의 빠른 성장과 함께 10년 이내에 2~3개 대형 기업으로 통합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그중 하나가 차지포인트라면 EVgo는 빠른 급속충전 인프라 확보를 바탕으로 두 번째가 되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도담 기자 dodam@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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