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세계 최대 연기금 가운데 하나인 노르웨이 중앙은행(Norges Bank)이 '테슬라 대항마'로 주목받은 미국 전기차 업체 리비안(Rivian) 주식을 손절했다. 주요 투자자인 포드가 이미 지분 일부를 매각했고,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도 매각을 추진하고 있어 투자자 이탈이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올해 1분기 리비안 주식 199만3212주를 모두 매각했다. 작년 11월 리비안 상장 후 불과 3개월 만에 투자에서 손을 뗀 꼴이다. 작년 말 기준 지분가치는 2억670만 달러(약2670억원)에 달했다.
1990년 설립된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8700억 달러(약 1120조원)의 자산을 가진 세계 최대 국부펀드 가운데 하나다.
최근 주요 투자자들이 리비안 투자를 회수하고 있다. 리비안의 4대 주주인 포드는 보유 주식 1억200만주 가운데 800만주를 2억1440만 달러(약 2770억원)에 매각했다. JP모건도 리비안 주식 1300만∼1500만주를 매도할 계획이다.
전기 픽업을 주력으로 하는 리비안은 2009년 메사추세츠공대를 졸업한 알제이 스커린지가 세운 회사다. 아마존과 포드 등이 이 회사에 투자했다. 현재 최대주주는 지분 19%를 보유한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지난 2018년 약 8000억원을 투자했고, 지난해 3조원 규모의 펀딩을 주도했다.
지난해 기준 미국 증시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 회사로 주목을 받았다. '테슬라 대항마', '제2의 테슬라'라는 수식어가 붙으며 작년 11월 상장 초기 주가가 179.5달러까지 치솟았고, 한때 시가총액 1500억 달러(약 190조원)를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주가가 70% 넘게 하락했다. 인플레이션 압박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인상, 기술주 리스크 등의 우려가 확산한 데 따른 것이다. 리비안은 현재 공급망 문제 등을 반영해 올해 생산 목표치를 당초 계획의 절반인 2만5000대로 하향 조정했다.
한편, 리비안은 올해 1분기 15억9000만 달러(약 2조52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억1400만 달러(약 5340억원) 순손실 대비 적자폭이 4배 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