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호주 리튬 개발업체 사요나 마이닝(Sayona Mining)이 미국 리튬 개발업체 피드몬트 리튬(Piedmont Lithium)을 인수하며 북미 최대 리튬 기업으로 거듭났다. 이번 합병은 청정에너지 전환에 따른 리튬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한 양사의 전략적 결정으로 풀이된다.
사요나 마이닝은 최근 피드몬트 리튬을 인수하고 북미 리튬 사업을 통합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북미에서 가장 큰 리튬 생산업체로 탄생한다는 설명이다. 양사 이사회는 이번 거래를 만장일치로 승인했으며, 내년 상반기 중 합병을 완료할 계획이다. 리튬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북미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거래는 피드몬트 주식 가치에 6% 프리미엄을 더해 전량 주식 교환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합병 후 예상 시가총액은 6억2300만 달러(약 8670억원)로 평가된다. 합병 후 설립될 리튬 회사는 호주에 본사를 두고 호주 증권거래소(ASX)에 상장되며, 미국 나스닥에는 예탁 주식 형태로 2차 상장을 추진한다. 모회사는 사요나로, 양사 주주는 합병 회사 지분을 거의 동일하게 나눠 보유하게 된다.
양사는 지난 2016년 합작사 '사요나 퀘벡(Sayona Québec)'을 설립하고 캐나다 퀘벡에서 주요 리튬 프로젝트 4개를 추진해 왔다. 이번 합병으로 사요나 퀘벡을 통해 진행 중인 노스 아메리칸 리튬(NAL) 프로젝트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NAL 리튬 프로젝트는 연간 22만6000t(톤)의 스포듀민(고순도 리튬 광석) 생산을 목표로 지난해 중반 첫 스포듀민 정광을 출하했으나, 운영 비용 증가 등으로 비용 검토와 인력 감축을 단행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3분기에는 적자를 기록했지만, 이번 합병을 계기로 비용 구조를 개선하고 정부와 주요 고객사 지원을 확대하며 프로젝트를 정상 궤도로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본보 2022년 7월 3일 참고 사요나·피드몬트, 加 퀘벡 노스아메리칸리튬 프로젝트 재개 승인>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피드몬트가 캐롤라이나 리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오는 2026년까지 연간 3만t의 수산화리튬 생산을 목표로 공장 건설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테슬라와 LG화학 등 주요 기업과의 공급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확보한 점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LG화학과는 앞서 지난해 2월 캐나다 광산에서 나오는 리튬 정광을 연간 5만t씩 4년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본보 2024년 4월 16일 참고 'LG화학 투자' 피드몬트 리튬, 캐롤라이나 프로젝트 채굴 승인 획득>
이번 인수 배경에는 글로벌 에너지 전환에 따른 리튬 수요 급증에 대응하며, 북미 생산 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양사 리튬 프로젝트 통합을 통해 생산 효율성과 공급망 안정성을 강화하려는 셈이다. 다만, 최근 리튬 가격 폭락으로 피드몬트는 캐롤라이나 리튬 프로젝트를 포함한 일부 프로젝트 확장 계획을 축소했으며, 미국 에너지부(DOE) 대출 신청도 취소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은 과제로 남아 있다. <본보 2024년 9월 6일 참고 피드몬트 리튬, 확장 계획 축소…美 대출 지원 신청 철회>
루카스 다우 사요나 최고 경영자(CEO)는 "이번 합병으로 리튬 수요 증가에 대응할 수 있는 북미 최고 리튬 생산업체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키스 필립스 피드몬트 CEO는 "전환 기간인 최대 6개월 동안 새 회사의 전략 고문으로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