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SK지오센트릭이 캐나다 포장재 기업 '윈팩(Winpak)'에 재활용 플라스틱 원료 공급을 추진한다. 내년 세계 최초 플라스틱 재활용 종합단지 '울산 ARC(Advanced Recycling Cluster)' 가동을 앞두고 고객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23일 윈팩에 따르면 SK지오센트릭과 윈팩은 최근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활용한 플라스틱 원료 공급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기술적·상업적 협력 실행 가능성과 소재 공급을 위한 다양한 옵션을 검토한 뒤 구속력 있는 계약을 맺는다는 방침이다.
최종적으로 공급 계약 체결시 SK지오센트릭은 윈팩에 울산ARC에서 열분해유를 원료로 만들어진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을 납품하게 될 전망이다. 열분해유는 폐비닐 등 주로 매립·소각되던 폐플라스틱 쓰레기를 녹여 추출한 기름이다. 일련의 후처리 공정을 거친 후엔 원유에서 추출한 화학제품과 동일 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윈팩은 1997년 설립된 포장제조·포장기계 판매 업체다. 식품, 음료, 의약품, 의료·개인 관리 용품을 보호하는 데 사용되는 고품질 포장재를 전문으로 한다. 캐나다 매니토바 위티펙에 본사를 두고 북미 전역에 12개의 제조 시설을 운영 중이다.
SK지오센트릭은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 경쟁력을 인정받으며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러브콜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작년 글로벌 포장재 기업 '암코(Amcor)'와 재활용 플라스틱 원료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은 작년 울산ARC 착공식 전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2023년) 울산ARC 선주문을 시작했는데 이미 생산될 물량의 약 30% 수준이 마감됐다"며 "내년(2024년)과 내후년(2025년) 목표했던 전체 물량의 70% 선판매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울산 ARC는 축구장 22개 크기인 21만5000㎡ 규모 부지에 들어선다. 총 사업비는 1조8000억원이다. 오는 2025년 울산 ARC가 가동되면 매년 32만 톤(t) 규모의 폐플라스틱 재활용이 가능하다. 국내에서 한 해 동안 소각 또는 매립되는 폐플라스틱(350만t)의 약 9%가 처리가능한 수준이다.
다양한 종류의 플라스틱을 효율적으로 재활용하도록 하기 위해 세계 3대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한 곳에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각각 △열분해 15만t △해중합에 9만8000t △고순도 폴리프로필렌(PP) 추출에 7만6000t의 원료를 투입한다.
최우혁 SK지오센트릭 솔루션사업본부장은 "이 파트너십은 포장 산업에서 지속 가능한 관행을 촉진한다는 공동 목표를 향한 중요한 첫 걸음을 나타낸다"며 "우리는 재활용 소재를 포장 솔루션에 통합하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윈팩과 협력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무스타파 빌겐 윈팩 기술·혁신 부사장은 "우리는 지속 가능한 포장 솔루션을 통해 긍정적인 변화를 추진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SK지오센트릭과의 파트너십은 사람과 지구를 위한 최고의 포장 솔루션을 제공하려는 우리의 비전과 일치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