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러시아 가스 생산 기업 노바텍(Novatek)이 대러시아 제재로 두 개의 대형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서방의 제재를 받지 않는 야말 반도의 가스 매장량 수익화를 위해 다른 옵션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노바텍은 대러시아 제재로 인해 계획 실행이 어려워지자 무르만스크 LNG와 옵스키 LNG 프로젝트 작업을 중단했다.
러시아 정부는 러시아 연방 에너지 전략에 따라 오는 2035년까지 LNG 생산 능력을 현재보다 3배 이상 확대해 1억4000만t에 이른다는 목표였다. 이를 위해 LNG 환적과 러시아 북극 지역 LNG 허브 설립, 무르만스크 환적항 건설 등을 추진해 왔을 뿐 아니라 무르만스크·옵스키 등 대규모 LNG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특히 무르만스크 LNG 프로젝트는 러시아가 유럽으로의 주요 파이프라인 가스 수출을 상실한 이후, LNG 수출 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핵심 역할을 맡았다. 연간 1360만t 생산을 목표로 한다. 옵스키 LNG 프로젝트는 올해부터 연산 500만~600만t 규모를 가동했다.
그러나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지난 6월 러시아산 LNG를 포함한 14차 대러시아 제재에 합의하면서 러시아의 LNG 프로젝트에 제동이 걸렸다. EU는 러시아산 LNG 수입 자체는 막지 않았으나, 회원국이 러시아에서 수입한 LNG를 제3국으로 재수출하는 환적을 금지하기로 했다.
러시아산 LNG는 지난해만 약 40억~60억㎥ 규모가 EU 항구를 통해 제3국으로 운송된 것으로 추정된다. 벨기에·프랑스·스페인이 러시아산 LNG 주요 수입국이다.
현재 노바텍은 서시베리아 야말 반도의 미개발 가스전을 활용해 암모니아와 비료를 생산하는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 비료 생산은 세계 식량 안보를 이유로 서방의 제재를 받지 않아 노바텍의 LNG 사업 전환 계획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노바텍은 야말 반도의 가스 매장량을 이용한 야말 LNG 프로젝트를 통해 유럽과 아시아에 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노바텍이 50.1% 지분을 보유한 야말 LNG 프로젝트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 개발이 시작돼 서방 국가의 제재를 받지 않는다. 노바텍은 이번 LNG 프로젝트 중단과 상관없이 기단 반도에서 추가 가스 매장량을 찾는다는 목표다. 향후 LNG 플랜트에 공급할 수 있는 기단 반도 내 광구 라이선스를 보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