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미래먹거리 HVAC…'친환경·사업성' 다 잡는다

2024.10.01 07:25:41

오는 2028년 글로벌 HVAC 시장 규모 약 610억 달러 전망
한종희 삼성 부회장·조주완 LG 사장 'HVAC가 미래' 입 모아
B2B·B2C 모두 아울러…삼성·LG 시장 선점 행보 '속도'

[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래먹거리로 낙점한 HVAC(난방·환기·공조) 사업 확장에 팔을 걷어 붙였다. 경영 전략과 기술 역량을 결집해 고성장이 예상되는 국내외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 

 

1일 시장조사기관 IBIS 월드에 따르면 작년 글로벌 HVAC 시장 규모는 약 584억 달러를 기록했다. 오는 2028년 약 610억 달러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성장률은 5% 남짓이지만, 탈탄소화 대안이라는 점에서 HVAC 수요는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럽과 북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한 친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연구개발(R&D)에 집중하는 한편 합작 법인 설립, 인재 영입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는 모습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은 지난달 DX부문 출범 3주년을 앞두고 열린 사내 행사에서 새로운 사업 지향점으로 '강한 성장'을 제시했다. 강한 성장이 필요한 4가지 영역으로는 친환경 공조 솔루션과 △메드테크(의료기술) △로봇 △전장 등을 꼽았다. 

 

실제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HVAC 사업 역량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3대 냉난방공조 기업 '레녹스(Lennox)'와 합작법인 '삼성레녹스HVAC노스아메리카'를 설립했다. 3개월 뒤인 8월에는 LG전자에서 약 30년 동안 HVAC 사업 경험을 쌓은 베테랑인 최항석 상무를 생활가전사업부 내 에어솔루션 비즈니스팀 조직장으로 선임했다. 최 상무는 LG전자에서 에어솔루션 관련 글로벌 영업, 마케팅, 유럽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총괄하며 이 분야에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LG전자는 더욱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HVAC 시장 공략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작년 '2030 미래비전' 발표에서 가정·상업용 냉난방공조 사업 매출을 2030년까지 2배 이상 성장시켜 글로벌 탑티어 종합공조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공언했다. 

 

지난 2011년 냉난방공조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LG전자는 국내 최대 종합공조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가정용·상업용 에어컨부터 △중앙공조식 칠러 △빌딩관리솔루션까지 전체 라인업을 모두 갖췄다. 이중 칠러의 경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배터리 공장 등에 쓰이는 초대형 냉방기다.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신규 설립과 맞물려 열관리 솔루션 수요가 증가, 최근 3년간 연평균 15%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한 LG전자 공조 솔루션 효자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HVAC 사업의 연구개발부터 판매와 유지·보수 등 전 단계를 현지에서 하는 '현지 완결형 체제'를 구축했다. 우선 HVAC 핵심인 히트펌프 기술력을 강화하기 위해 작년 11월 북미(미국 알래스카), 올해 6월 유럽(노르웨이 오슬로), 8월 아시아(중국 하얼빈)의 주요 한랭지에 히트펌프 연구 컨소시엄을 설립했다. 지난달에는 세계 각지에 위치한 히트펌프 컨소시엄 핵심 연구진을 한국으로 초청해 사업 기술협력을 강화하는 '글로벌 히트펌프 컨소시엄'을 출범했다. 한국, 북미, 유럽, 인도에는 5개의 에어솔루션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세계 43개 국가, 62개 지역에 HVAC 아카데미를 갖추고 매년 3만 명이 넘는 엔지니어를 양성하고 있다.

 

HVAC 사업이 B2B(기업 간 거래) 중심에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까지 고객층이 다변화되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LG전자와 달리 삼성전자는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B2C 고객에게도 공조 솔루션의 일환인 시스템 에어컨을 판매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없어서 못 판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과거에는 개인 고객을 상대로 판매를 하지 않았을 뿐더러 높은 가격과 까다로운 설치 절차 등이 장애물로 작용했다. 하지만 최신 아파트에 시스템 에어컨 설치 사례가 늘어나 시스템 에어컨이 보편화되며 일반 소비자의 인식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냉난방비 절약과 깔끔한 인테리어 등 장점이 부각된 것이다. 

 

냉난방솔루션 판매 전문 컨설턴트는 "에어컨을 구매하러 오는 손님 2명 중 1명은 시스템 에어컨을 찾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며 "구매가의 약 절반이 설치 비용인 만큼 설치하는 것이 까다로운 것은 사실이지만, 전문 설치 기사님들을 배치해 허들을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예린 기자 yljung@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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