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의료기기 시장 격돌

2024.10.20 08:00:31

2028년 글로벌 의료용 디스플레이 시장 약 4조 규모 전망
삼성, '소니오' 인수하며 의료기기 사업 투자 재개
LG, 5년 내 '글로벌 톱3' 의료용 모니터 기업 도약 목표

[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의료기기 시장에서 또 한번 맞붙는다.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의료기기 사업 확장을 예고하며 고성장이 점쳐지는 관련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0일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Markets and markets)에 따르면 글로벌 의료용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오는 2028년 29억 달러(약 4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5.2%에 달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의료기기 분야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사업 확대에 전력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는 △의료기기 사업부(디지털 엑스레이) △삼성메디슨(초음파 진단기기) △뉴로로지카(이동형 CT)를 앞세워, LG전자는 BS사업본부가 전면에 나서 사업을 진두지휘한다. 

 

삼성전자는 2009년 의료기기 사업을 하는 HME(Health&Medical Equipment) 사업팀을 신설하며 의료기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2012년 HME 사업팀을 의료기기 사업부로 격상시켰다. 2011년에는 의료기기 업체 '메디슨'을, 2013년에는 미국 의료기기 회사 '뉴로로지카'를 잇따라 인수하며 세를 확장했다. 

 

2010년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의료기기를 5대 신수종 사업으로 낙점한 것이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의 배경이 됐다. 하지만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자 사업 확장도 중단됐었다. 

 

최근 삼성메디슨이 프랑스의 초음파 AI 의료기기 스타트업 '소니오'를 인수하며 투자 재개 신호탄을 쐈다. 1265억원에 지분 100%를 매입했다. 지난 8월 인수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번 거래는 삼성메디슨이 2011년 삼성전자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 첫 M&A다. 

 

소니오 인수를 계기로 의료기기에 AI를 접목하는 전략도 가속화한다. 삼성메디슨은 AI와 IT 기술을 활용해 전 세계 의료진의 워크플로우 간소화 및 의료 서비스의 접근성과 정확성 혁신을 지원사격한다는 목표다. 삼성메디슨은 소니오 AI 솔루션과 삼성의 기존 기술 간 시너지를 통해 의료 현장의 효율성을 더욱 높이고 글로벌 의료 격차 해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통 선진시장인 북미와 유럽 외 동남아시아 지역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의료 시설 현대화를 적극 추진중인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에서 수주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올 초 베트남 공안부 산하 국영 병원 '199병원'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진단·치료·인력양성 분야 교류 활동을 촉진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베트남 최대 병원인 박마이병원(BỆNH VIỆN BẠCH MAI) 관계자와 회동해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유규태 삼성메디슨 대표가 부디 구나디 사디킨 인도네시아 보건부 장관과 만나 의료기기를 홍보하고 현지 시장 진출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본보 2024년 4월 8일 참고 삼성메디슨, 베트남 의료기기 시장 공략 속도…국영병원과 맞손> / <본보 2024년 5월 27일 참고 삼성전자, 'AI 활용' 인도네시아 헬스케어 인프라 적극 공략>

 

 

LG전자는 지난 2016년 의료용 모니터를 처음 선보이며 관련 시장에 발을 들였다.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이지만 북미, 유럽 등을 중심으로 매년 2배에 가까운 성장세를 이어가며 꾸준히 사업을 확장해 왔다. IT 사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의료용 모니터 분야를 집중 육성, 5년 내 '글로벌 톱3' 수준의 의료용 모니터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수술용 미니 LED 모니터 △맘모그래피 특화 진단용 모니터 △화면분할 기능을 갖춘 고해상도 제품 등 다양한 의료용 모니터 라인업을 운영하고 있다. 의료용 모니터, 디지털 엑스레이 검출기 등에서 획득한 데이터 분석 및 솔루션 제공에 AI를 적용하고 의료 이미징 장비 사업으로의 확장도 검토한다. 

 

장익환 LG전자 BS사업본부장(부사장)은 지난 10일 경기도 평택시 LG디지털파크에서 열린 BS사업본부 경쟁력·비전 소개 기자간담회에서 "의료기기가 AI쪽으로 높은 성장이 예상된다"며 "LG가 AI에 강점이 있으니 포트폴리오 확장 측면에서 사업 영역을 (의료 AI 솔루션 쪽으로) 점차 확대할 계획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는 의료기관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한꺼번에 공급하는 ‘턴키 수주’를 적극 공략한다. 현재 임상용·진단용·수술용 등 총 14종의 의료용 모니터와 6종의 디지털 엑스레이 검출기(DXD)를 글로벌 50여 개국 의료기관에 판매하고 있다. 작년 말 프랑스 공립 병원 구매자 연합(CAIH)과 4년간 1000만 유로(한화 약 150억 원) 규모 의료용 모니터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도 냈다. 

 

북미 등 선진 시장 중심 점유율 확대를 위해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매년 열리는 세계 주요 헬스케어 관련 행사에 참여해 LG전자의 기술력을 알리는가 하면 주요 유통 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 수주 발판을 마련한다. 또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는 의료 기술 솔루션에 특화된 'LG 비즈니스 혁신센터'도 개소했다. 약 700㎡ 규모를 갖췄다. 수술실, 진단 판독실, 병실 등 12개 병원 공간을 재현, LG전자의 의료 기술 솔루션을 실제 적용한 뒤 고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정예린 기자 yljung@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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