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현대로템이 프랑스 알스톰에 밀려 모로코 고속철 차량 수주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아프리카 첫 고속철 수주가 물 건너갔다. 현대로템은 전동차를 포함해 남은 사업에 집중해 결국엔 축배를 든다는 계획이다.
30일 RFI 등 외신에 따르면 모로코 철도청은 28일(현지시간) 알스톰과 고속철 차량 최대 18량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모로코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이 맺은 최대 100억 유로(약 15조원) 계약 중 하나다.
모로코는 스페인, 포르투갈과 2030년 FIFA 월드컵 공동 개최를 앞두고 약 5조원 규모의 고속철·전동차 사업을 진행 중이다. △고속철(320km/h) 18편성·144칸 △준고속철(200km/h) 40편성·320칸 △도시 간 전동차(160km/h) 60편성·240칸 △도시 내 메트로(140km/h) 50편성·200칸 도입 총 4개 사업을 추진해왔다. 알스톰과 현대로템, 스페인 탈고·CAF, 중국 CRRC, 영국 TDI 이노베이션스로부터 제안서를 받아 평가했다. 고속철은 알스톰과 현대로템, CAF가 경쟁했는데 알스톰이 최종 사업자로 선정된 것이다.
모하메드 라비 클리(Mohamed Rabie Khlie) 모로코 철도청장은 알스톰의 수주 결과를 발표하며 "경쟁력 있는 가격과 최고 품질을 결합해 가장 우수한 제안을 내놓았다"고 호평했다. 이로써 현대로템의 두 번째 고속철 수주는 실패로 돌아갔다. 현재 남은 3개 사업의 입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현대로템은 모로코 정부에 철도차량 기술력을 알리고 수주전에 매진해왔다.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은 지난 7월 리아드 메주르(Ryad Mezzour) 산업통상부 장관과 만나 수주 의지를 전했다. 정부도 지원에 나섰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도 7월 초 모하메드 압델잘릴 교통물류부 장관, 모하메드 라비 클리 철도청장과 면담했다. 또한 백원국 국토부 제2차관을 단장으로 수주 지원단을 꾸리고 최근 모로코를 방문했었다. 모하메드 압델잘릴 교통물류부 장관, 모하메드 라비 클리 모로코 철도청장과 회동하고 우리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