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리튬 가격이 연이은 공급과잉으로 추가 하락할 전망이다. 지난 1년간 리튬 가격은 중국발 과잉 생산과 전기차 수요 감소로 폭락한 가운데 오는 2025년에도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리튬 가격은 최근 중국 전기차 수요 증가와 공급 감축으로 소폭 반등세를 보였으나, 내년에도 공급과잉이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현재 중국 탄산리튬 현물 가격은 지난 10월 말 이후 약 8% 상승해 3개월래 최고치를 기록 중이며, 광저우 거래소 선물은 이번 주까지 13% 상승했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 확대가 리튬 수요 회복을 일시적으로 견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구형 차량 교체를 장려하며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고 있으며,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연간 판매 목표 달성을 위해 재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이 무역 갈등을 재점화할 수 있어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들의 리튬 사재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장 웨이신 차이나 퓨처스(China Futures) 애널리스트는 "이달 리튬 수요가 연말 비수기임에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중국 보조금 정책과 무역 장벽 부과 가능성에 따른 배터리 제조업체들의 수출 가속화가 요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리아 첸 S&P 글로벌 상품 인사이트 배터리 금속 팀장은 "최근 중국 경기 부양책이 소비자 신뢰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몇 달간 감소했던 재고를 보충하기 위해 많은 양극재 제조업체가 시장에 복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급 측면에서는 리튬 가격 하락 장기화로 인해 호주와 중국 일부 광산이 폐쇄되거나 비용 절감에 나선 상황이다. 리튬 광산 생산량은 지난해 말 기준 약 19만t(톤) 감소했으며, 5만t 규모 프로젝트도 지연되고 있다.
이에 카메론 휴즈 CRU 배터리 시장 애널리스트는 내년 리튬 공급 전망을 14% 하향 조정했다. 그는 "시장이 상당히 긴축 상태지만 수요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며 "추가적인 공급 감축이 필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중국 리튬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신규 출시 연기와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단기 글로벌 전기차 수요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장 웨이신 애널리스트는 "최근 리튬 가격 상승이 일부 리튬을 다시 시장에 공급하게 할 위험이 있다"면서 "과잉 상황은 아직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한편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와 첨단 기술에 필수적인 자원으로, 중국이 전 세계 리튬 생산량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리튬 가격은 지난 1년간 중국발 과잉 생산과 전기차 수요 감소로 80% 이상 폭락했고, 중국 배터리 대기업 CATL도 일부 광산에서 생산을 중단하며 타격을 입었다. <본보 2024년 10월 10일 참고 美 "中, 리튬 과잉 생산으로 경쟁자 제거" 직격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