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형수 기자] "정교한 진단검사 기술을 이용하면 결과를 얻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줄어들고 진단의 정확성은 높아지는 한편, 치료 우선순위를 보다 효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
길레미 암바(Guilherme Ambar) 씨젠 브라질법인장은 17일(현지 시간) 브라질 진단의학협회(Abramed)와의 인터뷰를 통해 현지 진단검사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신드로믹 정량 PCR 기술, 시약개발 자동화시스템(SGDDS) 등 씨젠이 보유한 독보적 진단 검사 관련 솔루션을 브라질에서 활용하며 현지 보건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신드로믹 정량 PCR 기술을 이용하면 유사한 증상을 일으키는 병원체를 최대 14개까지 하나의 튜브로 검사할 수 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여러 튜브를 사용해 패널 검사를 수행할 경우 수십개의 주요 병원체를 모두 확인할 수 있어 다중감염 여부와 정량적 정보를 제공하는 차별화된 기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약개발 자동화시스템은 제품 개발 단계별 실험 과정, 제품 최적화 과정을 자동 시뮬레이션하는 시스템이다. 씨젠은 해당 기술을 통해 여러 바이러스나 세균을 한번에 검사할 수 있는 동시다중 리얼타임 PCR(high multiplex real-time PCR) 제품의 개발 기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킨 바 있다.
씨젠은 선진적 기술력을 내세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브라질 진단 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씨젠은 지난 2019년 브라질 벨로호리존치에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사업을 본격화했다. 브라질 국가위생감시국(ANVISA)으로부터 성감염증, 호흡기 질환, 급성설사, 인유두종 바이러스 진단 제품 등 20개의 올플렉스(Allplex) 제품과 추출장비에 대한 인허가를 획득했다.
이어 지난 2022년 브라질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재확산하고 A형 독감이 유행하자 약 400만명분의 진단시약과 소모품을 수출했다. 한번의 검사로 코로나19, A형·B형 독감,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등 호흡기질환의 원인을 정확히 밝혀낼 수 있는 'Allplex SARS-CoV-2/FluA/FluB/RSV Assay'를 현지에 공급했다. 씨젠이 지난 3분기까지 브라질을 비롯한 중남미 지역에서 올린 매출은 255억원으로, 같은 기간 씨젠 전체 매출(2988억원) 가운데 8.5%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인도 시장조사기관 모도르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는 오는 2028년 브라질 체외진단 시장 규모가 27억달러(약 3조91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20억달러(약 2조9000억원) 규모였던 시장이 향후 8년간 연평균 성장률 6.1%를 기록할 것이란 예상이다. 노령 인구 증가, 만성질환 유병률 상승 등이 시장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길레미 암바 법인장은 "치료 중심에서 조기 진단·예방 중심으로의 전환은 이상적"이라면서 "언제나 예방에 드는 비용이 치료에 비해 적기 때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