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올해 리튬 가격이 글로벌 광산 폐쇄와 중국 전기차 판매 증가로 안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최근 2년간 중국발 공급 과잉과 전기차 수요 둔화로 급락했던 리튬 가격이 회복세를 타고 안정 궤도에 진입할지 주목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리튬 애널리스트와 트레이더들은 2025년 리튬 가격이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다수의 글로벌 리튬 광산 폐쇄와 중국의 전기차 판매 증가가 리튬 공급 과잉을 완화할 것"이라면서 "다만 공급 과잉이 해소되면 폐쇄된 광산들이 재개될 가능성도 있어 가격 상승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국영 원자재 데이터 제공업체 안타이커(Antaike)는 올해 리튬 공급 과잉 규모가 탄산리튬(LCE) 기준 약 8만 톤(t)으로, 지난해 15만t에서 절반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글로벌 시장 분석 업체 CRU 그룹의 카메론 휴즈 배터리 시장 분석가는 "지난해 리튬 감산과 추가 감산 가능성으로 시장 과잉이 대폭 줄면서 올해 리튬 가격이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로 지난 2022년 11월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말까지 86%가량 폭락하면서 주요 광산 다수가 폐쇄됐다. 그러나 이로 인해 공급 과잉이 해소되기 시작했으며, 여기에 중국 전기차 판매 증가가 맞물리면서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정책 지원도 주요 변수다. 전기차 신차 구매 시 최대 2만 위안(약 4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이구환신' 정책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를 늘리기 위해 추진한 정책 지원 강화와 광산 폐쇄가 맞물려 올해에는 리튬 수요가 공급을 앞지를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지난해 7월 전기차 보조금을 두 배로 늘려 지난해 말 기준으로 500만 대 이상의 전기차가 인센티브 혜택을 받았다"면서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확대가 리튬 가격 상승을 견인했으며, 올해도 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 양극재 생산업체의 구매 담당자는 "지난해 4분기 리튬 거래량 상승세는 정부 보조금 지급 정책에 기인한 것임은 부인할 수 없다"고 전했다.
광물 시장 조사업체 프로젝트블루는 올해 리튬 가격이 t당 평균 1만1092 달러(약 1620만원)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광저우선물거래소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리튬 계약은 t당 6만8250 위안(약 1360만원)부터 12만5000 위안(약 2490만원) 사이에서 이뤄졌다. 데이비드 메리먼 프로젝트블루 리서치 디렉터는 "리튬 재고가 소진되고 구매 수요가 늘면서 올해 말 가격 회복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공급 과잉 해소로 폐쇄된 광산들이 다시 가동될 가능성을 경고하며 올해 큰 폭의 가격 상승은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달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변화도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메리먼 디렉터는 "트럼프 행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삭감이나 중국산 배터리 관세 정책을 도입할 경우, 리튬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