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형수 기자] 윤호중 hy 회장이 다음달 취임 5년차를 맞는다. 윤 회장은 경영 전면에 나선지 1년 만인 2021년 한국야쿠르트에서 현재의 hy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기존 발효유 위주 식음료 기업이라는 한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종합유통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지휘봉 5년 만에 hy를 식품 제조기업에서 종합유통기업으로 그룹의 성공적인 전환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
윤 회장은 지난 2020년 3월 31일 부친 고 윤병덕 회장의 뒤를 이어 신임 회장으로 경영 전면에 나섰다. 윤 회장은 지난 1995년 일본 게이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같은해 경영 수업을 시작했다. 지난 2004년 전무이사, 지난 2021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지난 5년 경영 행보는 신사업 투자, 인수 등을 통한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했다. 지난해 본격화한 배달앱, 화장품 등 신규 유통 사업 등을 진두지휘했다.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며 장기적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게 윤 회장의 구상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hy는 올해 배달앱 노크 서비스 대상 지역을 서울 서남권으로 확장한다. 지난해 6월 서울 강서구에 '노크'를 론칭한 지 반년 만에 사업 확대를 추진하는 것이다.
입점 업체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노크 사업이 활기를 띄자 서비스 지역 확장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1월 기준 노크 입점 업체 숫자는 1400여곳으로 서비스 개시 4개월만에 56% 급증했다. 같은 기간 월간 활성 사용자수(MAU)는 92%, 주문건수는 78% 늘어나면서 괄목할 성과를 냈다.
화장품 사업도 단박에 본궤도에 올랐다. 2023년 첫발을 내딛은 화장품 브랜드 '프레딧 뷰티'는 hy가 5년간 연구개발한 끝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피부 건강 기능성 원료로 인증받았다. 뷰티 시장 후발 주자인 hy는 자사 몰인 ‘프레딧’과 24시간 오프라인 무인 매장을 통해 제품을 판매 중이다. 프레딧의 유료 멤버십 가입자는 2023년 말 기준 4만명을 돌파했다. hy는 현재 진행 중인 스킨케어 사업 이외에도 헤어, 바디 등 생활뷰티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이들 신사업 추진은 외형을 확장하기 위한 수단이다. hy의 매출은 2017년 1조원 돌파 후 정체에 빠졌기 때문이다. 2020년엔 역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본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효자 상품인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이하 윌) 해외 영토 확장을 추진하며 본발효유 글로벌 사업 확대에도 가속페달을 밟는다. 지난 2000년 출시한 윌은 2023년 기준 누적 매출액 6조원을 돌파한 베스트셀러다.
천안 공장에서 생산한 윌 제품을 콜드체인 유통망을 보유한 중국 유통업체와 협력해 현지에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징동몰, 더우인몰 등 중국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 이어 오프라인 매장에도 윌을 입점시키며 소비자 접점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미국 대형 아시안마트 H마트를 통해 북미 소비자들에게도 윌을 선보이는 한편, 태국 업체 더치밀과 협력해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소비자들에게도 윌을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더치밀과 윌 태국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윤 회장은 hy 지휘봉을 잡으면서 미래 성장 동력 확보, 지속가능 경영 기반 마련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바 있다. 당장의 수익을 쫓기보다 시장 장악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며 hy가 100년 기업으로 거듭나고, 창업이념 '건강사회 건설'을 실현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hy 관계자는 "정기배송에 강점을 가진 배송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한편, 제품력의 근간인 연구기술력 강화에도 힘쓸 예정"이라면서 "또 K프로바이오틱스가 국내를 넘어 더 넓은 시장에서 사랑받을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