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Fidelity)가 오픈AI의 대항마로 불리는 앤트로픽(Anthropic)의 지분을 늘렸다. 기술 투자 차원으로 향후 AI(인공지능) 발전에 대한 높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피델리티는 앤트로픽 지분율을 25%까지 늘리는 데 성공했다. 앞으로 5000만 달러(약 720억원)를 투자해 약 150만 주에 달하는 지분을 추가 인수할 계획이다.
피델리티는 이번 거래가 미래 가치를 약속하는 기술 투자 중심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앤트로픽에 대한 투자 확대를 통해 AI의 혁신적 잠재력을 인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피델리티는 “전략적 투자와 AI 부문에 대한 광범위한 영향은 중요한 부활의 신호”라며 “앞으로 기술 중심 솔루션과 전략을 위한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거래는 파산 상태에 빠진 FTX가 고객 보상을 위해 앤트로픽 지분을 대거 매각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FTX는 지난해 보유하고 있던 앤트로픽 지분 중 3분의2를 매각해 8억8400만 달러(약 1조2165억원)의 자금을 확보한 바 있다.
FTX는 지난 2021년 앤트로픽에 5억 달러(약 7200억원)를 투자해 지분 8%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후 앤트로픽의 기업가치가 급등하며 FTX의 지분 가치도 기존 14억 달러(약 2조270억원)에서 지난 2023년 12월 180억 달러(약 26조600억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FTX는 앤트로픽 지분 매각을 통해 고객 피해 보상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9월에는 FTX 설립자인 샘 뱅크먼 프리드의 투자사 이머전트 피델리티 테크놀로지스로부터 6억 달러(약 8600억원) 규모의 로빈후드 주식 청구권을 회수해 FTX 채무자들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존 레이 3세 FTX 최고경영자(CEO)는 “이미 70억 달러 이상을 회수한 파산 재산은 정당한 청구 권한이 있는 고객에게 변제하기 위해 확고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