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형수 기자] 일동제약이 일본 제약회사 시오노기(Shionogi)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 조코바(Xocova·성분명 엔시트렐비르)의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우수하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양사는 해당 임상시험 결과를 토대로 한국과 일본, 미국 시장 내 조코바 상업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시오노기에 따르면 조코바를 대상으로 이뤄진 글로벌 제3상 노출 후 발병예방시험(SCORPIO-PEP·이하 글로벌 3상)에서 조코바 투여 시 코로나19 발병 비율이 6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시오노기는 해당 시험 결과를 지난 9일부터 나흘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레트로바이러스·기회감염학회'(CROI)에서 발표했다.
시오노기는 미국·남미·아프리카·일본 등에서 12세 이상 인구 2387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3상을 실시했다. 코로나19 확진자의 가족·동거인으로 구성된 피험자들을 1:1 비율로 조코바 투여군과 위약군으로 무작위 배정해 하루에 한차례 약물 또는 위약을 투여하는 방식으로 시험을 설계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노출 이후 조코바의 예방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서다.
시오노기가 글로벌 3상 개시 이후 10일 이내 코로나19 발병률을 살펴본 결과 조코바 투여군 발병률은 2.9%로 위약군(9.0%)에 비해 1/3 수준으로 확인됐다. 조코바의 코로나19 예방 효과는 투여 4주후까지 이어졌다. 조코바 투여군의 투여 이후 28일 이내 발병률은 5.8%로 위약군(12.2%)의 절반에 그쳤다.
양사는 글로벌 3상 결과를 토대로 조코바 한국과 미국 허가를 획득, 시장에 빠르게 진입한다는 방침이다.
일동제약은 글로벌 3상 데이터 분석·취합이 마무리되면 국내 조코바 품목허가 절차를 다시 밟는다는 계획이다. 일동제약은 조코바에 대한 국내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2023년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코바에 대한 의약품 제조판매품목허가를 신청했으나 글로벌 3상 결과를 보강해 품목허가를 다시 신청하기로 했다. 기존 품목허가는 자진 취하했다.
일동제약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유럽 의약품청(EMA) 허가를 추진하는 시오노기 글로벌 조코바 전략에 발맞춰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조코바 효능을 뒷받침하는 글로벌 3상 임상 데이터를 기존 자료에 결합하는 방식으로 확대 적용하는 것이 조코바가 지닌 가치를 알리는 데 보다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시오노기는 올해 FDA로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 노출 이후 예방에 대한 패스트트랙 지정을 획득하고 조코바 현지 론칭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패스트트랙은 FDA가 신속한 심사를 위해 마련한 프로세스다. 중대한 질병 치료를 위한 의약품 개발을 촉진해 미충족 의료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시노오기는 "'감염증 위협으로부터의 해방'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면서 "글로벌 3상을 비롯해 지금까지 확보한 임상시험 데이터를 토대로 각국 규제기관으로부터 신속하게 허가를 획득하고 조코바 전세계 출시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