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길소연 기자] HD현대가 3400억원 규모의 초대형 가스운반선(VLGC) 2척을 수주했다. 가스운반선 부문에서는 압도적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HD현대는 높은 선가가 유지되고 있는 대형 LPG·암모니아 운반선 등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을 펼치고 있다.
18일 노르웨이 해운전문지 '트레이드윈즈(Trade Winds)'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나이지리아 국영석유공사(NNPC)와 중동 에너지기업 사하라 에너지의 합작회사인 웨스트 아프리카 가스(West Africa Gas Limited, WAGL)와 8만8000㎥급 VLGC 2척의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신조선은 HD현대중공업에서 건조해 오는 2028년 중반에 인도될 예정이다. 선박은 LPG 이중연료 추진방식으로, LPG와 액화암모니아를 동시에 운반할 수 있도록 건조된다.
수주가는 3450억원으로 추정된다. 척당 1억 2500만 달러(약 1725억원)로 2척의 신조선가는 3450억원이 된다.
HD현대중공업이 지난 4월 나이지리아 소재 선사로부터 수주한 동급 선박의 선가는 2억4800만 달러(약 3604억원) 수준이다.
발주처인 사하라그룹(Sahara Group)은 HD현대의 VLGC 신조 발주를 통해 가스 부문에서 입지를 강화한다. 두바이에 본사를 둔 에너지메이저 사하라 그룹은 가스 및 에너지 부문에서 서아프리카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번 발주로 VLGC 사업에 신규 진출한다.
신조선을 운영할 WAGL은 사하라그룹과 나이지리아 석유공사(NNPC) 합작회사이다. WAGL는 서아프리카 지역 LPG 공급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가스운반선 선단을 확충하고 있다. 오는 2034년까지 40만 배럴의 석유 생산과 300만 톤의 가스 판매를 목표로 한다.
WAGL은 과거에도 HD현대에 가스운반선 건조를 맡겼었다.
WAGL은 지난 2023년 HD현대미포에 중형 가스운반선인 4만㎥급 LPG 운반선 2척을 발주한 바 있다. 이들 선박은 올해 11월과 2026년 2월에 각각 인도될 예정이다.
지난 2017년에는 HD현대미포가 건조한 3만8000㎥급 LPG 운반선 MT. 아프리카 가스(Africa Gas)와 MT. 사하라 가스(Sahara Gas) 두 척을 전달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