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8월부터 '하늘 위 호텔'이라고 불리는 초대형 항공기 에어버스 A380을 독일 프랑크푸르트 노선에 투입한다. 좌석 공급력이 대폭 확대되면서 비즈니스 클래스 중심의 프리미엄 수요 대응과 수익성 제고가 기대된다.
9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회사는 기존에 A350-900을 활용해 운항하던 인천~프랑크푸르트 노선에 다음달 7일부터 A380을 주 4회 정기 투입한다. 1차 투입 기간은 올해 12월까지이며, 이후 일정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번 기재 변경은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시정조치로 인해 프랑크푸르트, 파리, 로마 등 유럽 주요 노선의 운항 횟수가 축소된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이 대형기 투입을 통해 공급 효율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앞서 EU는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에 따른 유럽 노선 독과점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 일부 유럽 노선의 감편을 요구, 인천~프랑크푸르트 노선은 지난 4월 30일부터 주 7회에서 주 4회로 감편됐다.
A380 투입은 줄어든 운항 횟수 속에서도 좌석 공급량을 유지하고 프리미엄 수요를 적극 흡수하기 위한 대응책이다. 아시아나항공 A350-900의 좌석 수는 311석인 반면 A380은 495석으로, 약 60% 이상 좌석 수가 증가한다. 특히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은 기존 대비 30석 가까이 늘어난 78석으로 구성돼 있어 고수익 고객층을 겨냥한 서비스 강화에도 유리하다.
이번에 투입되는 A380은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6대 중 일부로, 해당 기종은 코로나19 기간 동안 장기 주기 또는 운항 중단 상태였으나 수요 회복과 통합 시너지에 따라 점진적으로 노선에 복귀하고 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올 여름 뉴욕 JFK 노선에 A380을 투입했으나, 당초 10월까지 예정된 투입을 9월 초 조기 종료하고 해당 기체를 프랑크푸르트로 전환 배치할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의 A380 운용 확대는 모회사인 대한항공의 전략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대한항공은 당초 A380과 B747-8 기종을 2026년까지 퇴역시킬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보잉과 에어버스의 항공기 인도 지연으로 인해 노후 기재를 당분간 더 운항할 수밖에 없다"고 밝히며 기단 운용 전략을 재조정했다.
실제 대한항공은 현재 A380을 뉴욕에 상시 투입하고 있으며, 오는 6월부터는 LA 노선에도 A380을 주 4회 정기 배치하고 8월 극성수기엔 일시적으로 주 5회까지 증편한다. 이는 당초 미국 연방항공청(FAA)에 제출했던 9~10월 한시 투입 계획을 앞당겨 운용을 확대하는 것으로, A380 퇴역 일정을 사실상 유보하고 노선별 수익 극대화를 우선하는 전략이다. <본보 2025년 4월 29일 참고 대한항공 A380, 뉴욕 이어 LA까지 북미 주요 노선으로 대폭 확대>
일부 기체는 대규모 정비인 D체크를 마쳐 운항 수명을 2030년 이후까지 연장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의 A380 역시 통합 이후 대한항공 기단 내에서 함께 활용될 예정으로, 대형기 중심의 장거리 노선 공급 전략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