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명은 기자]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오에스알홀딩스(OSR Holdings)'가 비침습 혈당측정 기술을 보유한 국내 의료기기 스타트업 '우리아이오(Woori IO)' 인수를 추진한다. 이를 통해 차세대 당뇨 관리 기술을 선점하고, 웨어러블 기반의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목표다. 이번 인수는 오에스알홀딩스가 글로벌 의료 데이터 플랫폼 구축이라는 장기적 성장 전략을 실현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오에스알홀딩스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우리아이오를 인수하기 위한 기본합의서(Term Sheet)를 체결했다. 인수는 오에스알홀딩스의 한국 자회사인 오에스알홀딩스코리아를 통해 진행되며, 인수 완료 시 우리아이오는 오에스알홀딩스코리아의 100% 자회사가 된다.
이번 계약에 따라 우리아이오 기존 주주들은 오에스알홀딩스코리아의 신주를 받게 되며, 향후 일정 조건이 충족되면 오에스알홀딩스의 미국 나스닥 상장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도 부여받는다. 한국의 핵심 사업체인 오에스알홀딩스코리아를 자회사로 둔 지주회사인 오에스알홀딩스는 지난 2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됐다.
주식 전환은 오에스알홀딩스 주가가 향후 3년 내 한 차례라도 10달러 이상을 기록할 때로 한정되며, 전환 비율은 오에스알홀딩스코리아 1주당 오에스알홀딩스 12.96주다. 만약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양측은 재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거래가 희석이 아닌 신뢰의 표시이며, 양사 주주들이 장기적으로 함께 성장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양측은 앞으로 6개월간 법률·재무·기술 실사를 진행하며, 이 기간 내에 본계약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비침습 혈당측정은 현재 당뇨 환자들에게 일상적인 고통을 안기는 채혈 기반의 방식에서 탈피한 차세대 기술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극소수 기업만이 프로토타입(초기 단계 모델)과 임상계획을 갖고 있다. 우리아이오는 근적외선 분광법(NIRS)을 기반으로 피부를 뚫거나 센서를 삽입하지 않고도 혈당을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는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와 통합할 수 있는 형태로 설계돼 있다.
우리아이오는 고려대학교 구로병원과의 개념증명(PoC) 시험을 마쳤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처(MFDS) 승인을 위한 대규모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다. 특히 올해 1분기에는 삼성전자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씨랩 아웃사이드'(C-Lab Outside)'에 선정되며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혈당 측정기기 시장은 오는 2030년까지 400억 달러(약 56조원) 이상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침습 기술은 당뇨 환자뿐 아니라 대사증후군 초기와 암 재발 모니터링, 운동 효과 분석, 프로바이오틱스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피터 황(Peter Hwang) 오에스알홀딩스 최고경영자(CEO)는 "글로벌 헬스케어 혁신을 가속화하려는 우리의 비전을 위해 우리아이오와 협력하기로 했다"며 "이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