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진유진 기자] 파라다이스 카지노 워커힐이 한국 카지노 자존심을 지켰다. 마카오와 싱가포르 등 대표 카지노 허브가 상위권을 점령한 가운데, 한국 카지노는 서비스·시설·접근성 측면에서 글로벌 기준에 한참 못 미쳤다. 아시아 카지노 시장에서 한국 카지노의 경쟁력이 뚜렷이 뒤처지는 모습이다.
16일 글로벌 여행 커뮤니티 '트립어드바이저'가 집계한 '아시아 카지노·갬블링 명소 톱 30' 순위에서 한국 주요 카지노인 '파라다이스 카지노 워커힐'이 22위를 차지했다. 세븐럭 카지노 강남 코엑스점은 28위, 세븐럭 카지노 부산 롯데점은 29위에 자리했다.
상위권은 카지노 관광산업이 발달한 마카오, 싱가포르, 필리핀, 홍콩 등이 장악했다. 특히 '베네시안 마카오 카지노'(1위)와 '마리나 베이 샌즈 카지노'(4위)는 압도적인 규모와 시설, 글로벌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아시아 최고 카지노로 인정받고 있다.
이들 카지노는 고급복합리조트와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결합한 통합 리조트 전략으로 경쟁력을 확보했다. 카지노 외에도 쇼핑, 공연, 미식, 최고급 호텔 등을 한곳에 모아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마카오의 경우 '그랜드 리스보아 카지노', 'MGM 카지노' 등 세계적 브랜드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으며, 싱가포르는 도심 접근성과 대규모 복합시설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필리핀 '솔레어 리조트'와 '오카다 마닐라'도 빠르게 성장하며 10위권에 진입했다.
한국 카지노 산업은 대부분 외국인 전용으로 운영되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유일하게 내국인 출입이 허용되는 강원랜드는 별개로, 파라다이스나 세븐럭 같은 주요 카지노는 내수 고객을 확보할 수 없어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지리적 이점이 큰 세븐럭 카지노 강남 코엑스점조차 이용자·리뷰 수나 만족도 면에서 마카오·싱가포르 주요 카지노에 크게 뒤진다. 제한적인 운영 방식과 부족한 엔터테인먼트 시설, 낮은 관광객 접근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한국 카지노 산업이 아시아 시장에서 경쟁력을 회복하려면 단순한 시설 확장을 넘어 근본적인 변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카지노를 중심으로 한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고,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와 같은 통합 리조트 모델이 모범 사례로 꼽히지만, 아직 경쟁국 대비 수와 규모가 모두 부족하다. 규제 완화, 시설 투자, 마케팅 강화는 물론 관광 인프라 개선까지 아우르는 종합 전략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