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나윤 기자] 신한카드 베트남 법인(신한베트남파이낸스)이 "현행 소비자 신용대출 한도인 1억 동(약 500만원)이 지나치게 낮다"며 상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베트남 경제 규모가 커진 만큼 신용대출 한도도 늘어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신한베트남파이낸스는 "베트남 경제가 크게 달라졌음에도 1억 동 한도가 지나치게 오래 유지돼 왔다"며 "여신금융사의 대출 중 최소 70%를 소비자 대출로 채워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일반 은행보다 유연성이 떨어지고 고객층도 좁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도를 높이면 은행과 여신금융사 사이의 중간 고객을 모을 수 있고 고객 선택권도 넓어진다"고 강조했다.
같은 주장은 은행권에서도 나왔다. 베트남은행협회(VNBA)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신용대출 한도를 최대 4억 동(약 2100만원)으로 늘리는 방안을 베트남 중앙은행에 제안하며 "오랫동안 유지돼 온 상한선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할 뿐 아니라 금융사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고 밝혔다.
응우옌 꾸옥 흥(Nguyen Quoc Hung) VNBA 부회장은 "대출 한도 상향은 대출 총액을 확대해 국민과 금융사 모두의 자본 수요를 충족시키고 소비를 자극해 경제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며 "올해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이 8% 이상 성장하고 가계 소득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소비자 신용 시장은 더욱 번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트남의 1인당 GDP는 약 4800달러(약 670만원)로 신용대출 한도를 4억동, 약 2100만원까지 높일 경우 연소득의 약 3배 이상으로 한도가 높아진다. 이 때문에 가계부채 폭증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이에 대해 신한베트남파이낸스는 "신용 위험은 각 금융사의 지배구조와 심사 능력에 달려 있다"며 "실제로 고액 대출은 소득이 안정적이고 신용 기록이 양호한 고객에게 집중되기 때문에 무조건 위험이 커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은행협회도 "최대 4억 동의 무담보 대출은 담보가 없지만 안정적인 소득이 있는 고객에게 기회를 제공해 잠재적으로 위험한 비공식 대출 대신 합법적 금융 채널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지 여신 금융사들은 중앙은행이 '소비자 대출 비중 제한'도 폐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신 자본적정성 비율과 대출 포트폴리오의 건전성 관리로 통제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