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생산적 금융이 국내 금융시장의 화두가 된 가운데 영국의 사례가 주목 받고 있다. 영국은 민간 연금 자금과 정책금융을 결합한 생산적 금융 정책을 통해 기업들의 혁신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14일 한국산업은행이 발간한 ‘영국의 생산적 금융 정책 추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은 민간 자본과 정책금융을 결합한 생산적 금융을 가속화 하고 있다.
생산적 금융은 부동산 단기 시세차익 등 비생산적 영역으로의 자금 쏠림을 줄이고, 기업의 투자·고용·기술개발 같은 생산 활동을 지원하는 금융을 말한다.
영국 정부와 영란은행(영국 중앙은행)은 지난 2020년 11월 ‘생산적 금융 실무협의체(PFWG)’를 신설하고, 이듬해 9월 장기·비유동 자산 투자 확대를 위한 로드맵을 마련했다. 로드맵은 △가치 중심 의사 결정·평가 △투자의 규모화 △유동성 관리 방법론 개발 △비유동성 자산 접근성 향상을 정책 방향으로 삼고 있다.
지난 2021년 11월에는 생산적 금융 로드맵을 반영해 전문 투자자와 일반 투자자들이 투자할 수 있는 장기자산펀드(LTAF) 제도를 도입했다. LTAF는 장기 비유동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로 DC형 퇴직연금 같은 개인 투자자에게도 접근을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책금융의 역할도 대폭 강화됐다. 영국 정부는 지난 2024년 10월 기존 영국인프라은행(UKIB)을 확대 개편해 ‘NWF(National Wealth Fund)’를 설립했다. NWF는 청정에너지 전환과 첨단 제조업 등 8대 핵심 산업에 278억 파운드(약 54조7700억원)의 공공 자금을 투입해, 오는 2031년 3월까지 1000억 파운드(약 200조원) 이상의 민간 투자를 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영국 정부는 혁신·고성장 기업에 지분 투자를 수행하는 ‘브리티시 페이션트 캐피털(BPC) 프로그램’의 운용 기한을 기존 2029년에서 2034년까지로 연장했다. 이를 통해 탄소중립과 딥테크 등 미래 핵심 산업에 대한 민간 자본 유입을 지속적으로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영국의 정책적 행보는 대규모 연금 자산을 생산적 금융 정책에 적극 활용하고, 동시에 정책금융기관이 민간 투자를 끌어들이는 마중물 역할을 강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